치료와 회복에만 8주가 걸린다는 진단을 받았다. 반즈는 선발 투수다. 예정대로 8주 만에 회복이 된다고 해도, 다시 투구 수를 끌어올리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여기에 부상 부위가 민감한 만큼 재활 기간이 더 길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었다. 최소 두 달 반, 길면 세 달 이상도 이탈할 수 있었다. 반즈를 대체할 새 선수를 찾아야 한다는 것은 분명했다. 김태형 롯데 감독도 13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교체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올해 성적이 썩 좋지 않기도 했던 상황이라 타이밍이 공교롭다는 평가도 있다. 지난 3년간 롯데의 좌완 에이스로 좋은 활약을 한 반즈다. KBO리그 통산 94경기에서 35승32패 평균자책점 3.58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8경기에서는 3승4패 평균자책점 5.32에 머물렀다. 구속 등 구위를 평가할 수 있는 여러 가지 관점에서 확실히 좋을 때만 못하다는 평가가 있었다.
김 감독도 “1선발 역할이라는 게 굉장히 중요하지 않나. 작년에 페이스가 떨어졌을 때는 구속은 염려를 했었는데 워낙 경험이 많아 기대했다”면서도 “구속이 다는 아니지만 많이 맞아 나갔다”고 아쉬워했다. 지난해부터 구위 저하 기미가 있었고, 그래도 경험으로 어느 정도 이겨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한계를 봤다는 의미다. 부상이 아니었다고 해도 교체를 고민했을 법한 경기력이었다. 올해 보장 금액만 135만 달러(약 19억 원)이었는데, 몇 경기 써보지도 못하고 거액을 날린 것은 아깝다.
교체만 놓고 보면 사실 시점이 조금 애매하다. 최근 마이너리그의 투수 풀이 넓어져 2~3년 전보다는 그래도 좋은 수준의 외국인 투수를 뽑을 수 있는 여건이다. 하지만 지금은 아직 5월이다. 많은 선수들이 KBO리그보다는 메이저리그 승격을 보고 뛰는 상황이다. 5월 말은 되어야 옵트아웃 조항을 실행하는 선수들이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하는데, 이 시기까지 기다려도 원하는 선수를 잡을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반즈는 부상 대체 외국인 선수를 활용할 수도 있었다. 6주 이상 결장하는 선수는 외국인 선수 교체 한도를 소진하지 않고 대안을 마련할 수 있다. 다만 롯데는 반즈를 웨이버 공시하면서 완전 교체로 가닥을 잡았다. 팀이 시즌 초반 3위에 오르는 등 페이스가 좋은 상황에서 여기서 고삐를 늦출 수는 없다는 의지가 느껴진다. 대안과 빠르게 접촉했고, 협상은 마무리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도 “조만간 마무리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가장 유력한 선수는 좌완 알렉 감보아(28)다. 롯데도 감보아가 최유력 후보라는 것을 크게 부인하지 않고 있다. 다만 13일 현재 협상이 모두 끝나지는 않아 공식 발표는 미루고 있다. 신체 검사에서 큰 문제가 발견되지 않는다면 계약이 그대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감보아는 2019년 LA 다저스의 9라운드(전체 281순위) 지명을 받았고, 아직 메이저리그 경력은 없는 선수다. 메이저리그에서 10승, 20승을 한 투수도 한국에 오는 마당에 미지의 선수라고도 볼 수 있다. 마이너리그에서 차근차근 단계를 밟았고, 2023년 마이너리그 최상위 레벨인 트리플A에 올라왔다. 2024년은 트리플A 12경기에 모두 선발로 나가 3승6패 평균자책점 3.30을 기록했다.
다만 다저스 투수진이 워낙 좋기에 메이저리그 승격이 쉽지 않았다. 올해는 트리플A 8경기에서 선발 등판은 두 차례였고, 0승2패 평균자책점 4.19를 기록했다. 다만 피안타율은 0.206으로 낮았다. 그리고 극악의 타고 리그인 퍼시픽코스트리그에서 19⅓이닝 동안 홈런을 하나도 맞지 않았다는 것은 눈여겨볼 만하다.
감보아는 강력한 파워 피처다. 포심패스트볼·싱커·슬라이더·커브·체인지업까지 총 5가지 구종을 던진다. 최근 등판을 기준으로 하면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96.4마일(약 155.1㎞)에 이른다. 좌완이 155㎞를 던진다는 점에서 사실 구속은 차고 넘친다. 패스트볼 평균은 약 94마일(151.3㎞) 수준이다. 선발로 던진다고 해도 평균 140㎞대 후반의 패스트볼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역시 제구와 커맨드가 관건이다. 감보아는 마이너리그 통산 7.88개의 9이닝당 탈삼진 개수를 기록했다. 그런데 9이닝당 볼넷 개수가 통산 4.25개다. 2024년은 3.79개, 올해는 5.59개다. 보통 3개 이상이면 커맨드가 좋은 투수라고는 볼 수 없다. 피안타 및 피장타 억제 능력은 있는 만큼 결국 볼넷을 얼마나 제어하느냐가 KBO리그 성공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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