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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민주 “소득세 면세자 안 늘린다”… 많든 적든 세금 내는 게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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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지지자들이 13일 경북 구미역 앞 광장에서 진행된 이 후보의 선거 유세장에서 ‘지금은 이재명’이라고 적힌 종이와 파란색 응원봉, 풍선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 구미=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지금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지지자들이 13일 경북 구미역 앞 광장에서 진행된 이 후보의 선거 유세장에서 ‘지금은 이재명’이라고 적힌 종이와 파란색 응원봉, 풍선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 구미=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선진국 중 최고 수준인 한국의 근로소득세 면세자 비율을 축소하는 쪽으로 세제 정책의 방향을 잡았다고 한다. 막대한 예산을 필요로 하는 복지, 재정투자 공약들을 고려해 세금 수입을 감소시킬 가능성이 큰 소득세제 개편을 무리하게 추진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민주당 정책위 관계자는 “물가가 오르면 임금이 상승하면서 세금 내는 근로자 비중이 늘어나는 걸 막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소득세 과세 기준은 2008년 이후 17년째 큰 틀이 유지되면서 임금 상승 속도보다 소득세 부담이 빠르게 증가했는데, 굳이 과표 구간을 조정해 면세자 비율을 확대하진 않는다는 의미다.

민주당이 최근까지도 적극적으로 검토했던 과표 조정을 통한 소득세 감세를 자제하기로 한 건 한국의 면세자 비율이 이미 지나치게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각종 소득공제, 세액공제 혜택을 받은 뒤 결과적으로 낸 세금이 ‘0원’인 근로소득자 중 면세자 비율은 재작년 3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고 수준이다. 15% 정도인 일본, 호주 등의 선진국에 비해 갑절이 넘는다.

대다수 선진국은 ‘모든 국민은 적은 액수라도 세금을 내야 한다’는 개세주의 원칙에 따라 저소득 근로자에게도 적정 수준의 세금을 물린다. 한국은 선거 때마다 정치권이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소득·세액 공제 혜택을 경쟁적으로 추가하는 바람에 면세자 비중이 높아졌다. 반면 고소득층의 세금 부담은 늘어 지난해 총급여 8000만 원이 넘은 상위 12% 근로소득 신고자의 경우 벌어들인 소득이 전체의 36%인데 소득세는 76%를 부담해야 했다.

세금을 전혀 내지 않는 사람이 늘어나면 세제의 형평성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무너지고 ‘넓은 세원, 낮은 세율’이란 조세의 일반원칙도 훼손된다. 지난해 한국 정부는 105조 원의 재정적자를 냈다. 국가 운영에 책임감을 느끼는 정당이라면 표만을 의식한 감세가 세수 기반을 흔드는 걸 걱정하는 게 정상이다. 대선 공약 추진에 필요한 예산은 선심성 정책을 과감히 포기하고, 경제 성장을 통해 늘어나는 세수를 활용하는 게 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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