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흐림 / 7.0 °
한겨레 언론사 이미지

[사설] ‘윤석열 출당 거부’ 김문수, 극우만 품고 가겠다는 건가

한겨레
원문보기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13일 울산 남구신정시장 인근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13일 울산 남구신정시장 인근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1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을 보고 탈당하라고 하는 건 옳지 않다”며 출당·제명에 대해서도 “그런 건 생각한 적 없다”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하지도 않고 출당·제명도 검토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윤 전 대통령이 저지른 불법 비상계엄에 대한 근본적 반성과 사죄, 윤 전 대통령과의 단호한 절연을 요구하는 대다수 민심을 거스르는 태도다.



이번 대선은 윤 전 대통령의 친위 쿠데타가 남긴 부정적 유산을 청산하고 훼손된 헌정을 바로 세우는 과제를 안고 있다. 국민의힘 또한 윤 전 대통령의 내란 범죄를 막지 못한 책임이 크다. 염치가 있다면 후보를 내는 것도 부끄러워할 일이다. 그런데도 후보를 내고 국민 선택을 받고자 한다면, 내란 수괴와의 절연이라는 기본 전제는 충족시키는 게 최소한의 도리다. 그러나 지금 김 후보는 그조차도 거부하면서 표만 달라고 하고 있다. 국민을 어떻게 보는 건가.



김 후보의 이런 태도는 기껏 자신이 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내정한 김용태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의 메시지까지 무력화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목요일에 비대위원장에 정식 임명이 되고 조금 더 지켜봐주시면, 그 부분(윤 전 대통령 탈당·제명 등)을 김 후보가 말씀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사실상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조처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하지만 이 발언 직후 김 후보가 출당·제명은 없다며 선을 그어버렸다. 이런 식이어선 이제 김 위원장이 아무리 변화며 쇄신을 얘기한들 국민이 신뢰하기 힘들다. 김 위원장은 사과하고, 김 후보는 선 긋는 식으로 역할을 분담해 양쪽 지지층 표를 다 얻겠다는 얄팍한 속셈이라면, 국민을 또 한번 우롱하는 일이 될 수 있다. 국민들의 인내심을 시험하지 말기 바란다.



김 후보가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틀어막는 건 자신의 극우적 이념 성향과 더불어 애초 탄핵에 반대하는 극렬 지지층의 선택을 받아 후보까지 된 태생적 한계에 갇혀 있기 때문일 것이다. 김 후보가 전날 “계엄으로 인해 고통을 겪고 있는 국민들께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한 직후, 선대위 쪽에선 곧바로 “계엄보다는 고통을 겪는 국민께 사과하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는 해석을 내놨다. 극렬 지지층이 반발할까 수위를 낮춘 것이다. 국민 다수의 선택을 구한다면서 국민 눈높이보다 극렬 지지층 심기 헤아리기에 급급하니, 이보다 어리석고 몰염치한 일도 없을 것이다.



▶▶[한겨레 후원하기] 시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민주주의, 필사적으로 지키는 방법 [책 보러가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허훈 트리플더블 달성
    허훈 트리플더블 달성
  2. 2신민아 김우빈 결혼
    신민아 김우빈 결혼
  3. 3김아랑 은퇴
    김아랑 은퇴
  4. 4러시아 유조선 공습
    러시아 유조선 공습
  5. 5이재명 정부 호남
    이재명 정부 호남

한겨레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