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가스 가격이 최근 30% 가까이 반등하면서 이를 추종하는 상장지수증권(ETN)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냉방 수요가 증가하는 여름철 문턱에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기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공급 불안 등 천연가스 가격에 영향을 미칠 이슈가 투자 심리를 자극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천연가스 ETN에 장기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조언한다. 최근 나온 국제 이슈가 이미 천연가스 가격에 반영된 상태고, 천연가스 가격을 추종하는 투자상품은 선물(先物)이라는 독특한 구조 때문에 예상치 못한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지난 4월 계절적 비수기와 미국발 관세로 인한 경기 둔화 우려에 급락한 6월물 천연가스 선물 가격이 최근 여름철 냉방 수요 기대감에 힘입어 단기 반등하고 있다. 지난달 2.93달러까지 내려간 6월물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이날 3.7달러선까지 올랐다. 관련 ETN 상품들도 10% 안팎의 단기 랠리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천연가스 ETN에 장기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조언한다. 최근 나온 국제 이슈가 이미 천연가스 가격에 반영된 상태고, 천연가스 가격을 추종하는 투자상품은 선물(先物)이라는 독특한 구조 때문에 예상치 못한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일러스트=챗GPT 달리3 |
지난 4월 계절적 비수기와 미국발 관세로 인한 경기 둔화 우려에 급락한 6월물 천연가스 선물 가격이 최근 여름철 냉방 수요 기대감에 힘입어 단기 반등하고 있다. 지난달 2.93달러까지 내려간 6월물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이날 3.7달러선까지 올랐다. 관련 ETN 상품들도 10% 안팎의 단기 랠리를 보이고 있다.
13일 코스콤 체크에 따르면 지난 일주일간(5월6일~5월12일) 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은 상장지수증권(ETN) 10개 중 9개가 천연가스 가격을 추종하는 상품이었다. 천연가스 선물 가격을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 대다수가 16%대, 천연가스 선물 가격을 그대로 추종하는 ETN 상품 주가는 8%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천연가스는 대표적인 계절성 원자재로 겨울철 난방 수요가 끝난 2~4월에는 재고가 늘어나 가격이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5~7월에는 여름철 전력 수요가 본격화하면서 재고는 줄어들고 가격은 오르는데 시장에선 이 시기를 성수기로 본다.
최근 시장에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를 관세 협상 카드로 내세우면서 미국산 LNG 수출이 확대되고 이에 따라 관련 종목이 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상장된 천연가스 ETN은 모두 미국 헨리허브에 저장된 천연가스를 가격 기준으로 삼는데 미국산 천연가스 가격이 오르면 국내 ETN 가격도 같이 연동돼 오를 수 있단 설명이다.
다만 업계에선 알래스카발 LNG 수출이 크게 늘더라도 국내 투자 상품 가격에 큰 도움이 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홍성기 LS증권 연구원은 “알래스카 LNG 가격과 미국 본토 천연가스(헨리허브) 가격은 서로 연동되지 않아 가격 괴리가 클 수 있다”며 “실제 알래스카산 천연가스가 생산·판매되기까지는 앞으로도 최소 5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우 전쟁으로 유럽에 공급되던 러시아산 천연가스가 막히면서 그 대체재로 미국발 천연가스가 반사 이익을 보는 상황이 이어질 거란 예상도 있다. 다만 이 이슈도 천연가스 가격을 추가로 끌어올릴 동력이 크지 않을 수 있다.
한 에너지 업종 연구원은 “이미 러우 전쟁 초반에 유럽으로 가는 러시아산 가스 파이프라인은 대부분 막힌 상태고, 지난 3년간 유럽은 꾸준히 미국산 천연가스에 대한 의존도를 높인 상황이라 이에 대한 기대감은 이미 천연가스 가격에 모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천연가스를 비롯한 원자재 투자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또다른 이유도 있다. 원자재 투자의 대부분이 선물 기반으로 이뤄지는데 이때 ‘롤오버(Roll-Over·월물교체)’를 고려하지 않으면 롤오버 비용 때문에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롤오버(Roll-Over·월물교체)는 만기가 임박한 선물 계약을 만기가 더 남은 차근월물로 교체하는 과정으로, 예를 들어 6월물 천연가스 선물을 7월물로 갈아타는 것을 말한다. 이때 천연가스나 원유처럼 보관비용이 발생하는 원자재 시장에서는 결제월이 멀수록 선물 가격이 더 비싸지는 ‘콘탱고’ 현상이 나타나는데 여기서 롤오버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이렇다 보니 원자재 선물 투자는 단기 트레이딩 위주로 고려해야 한단 조언이 나온다. 매달 선물 만기 연장 비용인 롤오버 비용이 수익률을 깎아 먹는 구조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홍성기 LS증권 연구원은 “개인 투자자들이 천연가스를 단순히 저렴하게 사서 비싸게 팔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원자재 선물 거래는 계절적 수요 등 기대감이 이미 각 월물별 가격에 반영돼 있기 때문에 단순 저점매수·고점매도 전략만으론 수익을 내기 어렵다”며 “지금 형성된 월물 가격보다 실제 가격이 크게 올라야만 롤오버(월물교체) 비용을 제외하고 수익이 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천연가스는 계절성이 뚜렷해 단기 트레이딩 시점을 잘 잡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달 20일 6월물에서 7월물로 롤오버가 이뤄진 뒤에는 재고 감소와 함께 가격 상승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유럽이 재고 비축기에 들어가 미국산 LNG의 추가 수출 기대가 커진 만큼, 6월물 저점 매수 후 7월물로 롤오버해 8월 초나 직전 정리하는 전략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조은서 기자(johe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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