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이 지난해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정상에 올려놓은 뒤 우승컵 ‘빅이어’를 들고 선수들과 기뻐하고 있다. [AFP] |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이탈리아 명장 카를로 안첼로티(65) 감독이 브라질 축구 대표팀 지휘봉을 잡는다.
브라질축구협회는 13일(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안첼로티 감독이 2026 북중미 월드컵까지 대표팀을 맡는다”며 “6월 예정된 에콰도르와 파라과이와의 2026 북중미 월드컵 남미 예선부터 대표팀을 지휘한다”고 발표했다.
브라질 축구 대표팀이 외국인 사령탑을 선임한 건 지난 1965년 단 1경기를 지휘한 필포 누녜스(아르헨티나) 감독 이후 60년 만이다. 최근 100년 간 외국인 감독은 단 세 명 뿐이었고 그들이 이끈 경기는 7경기에 불과했다. 때문에 안첼로티 감독 영입은 ‘브라질 축구를 이해하는 건 브라질 사람 뿐’이라는 고정관념을 깬 충격적 사건으로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안첼로티 감독은 브라질 축구의 오랜 정통성을 깰 만한, 설명이 필요없는 세계적인 명장이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최다 우승(5회) 지도자일 뿐만 아니라 AC 밀란, 레알 마드리드, 첼시, 파리 생제르맹, 바이에른 뮌헨 등 빅클럽 지휘봉을 잡으며 유럽 5대 리그를 모두 제패한 유일한 감독이다. 레알 마드리드에서만 2013∼2015년, 2021년부터 현재까지 재임하며 13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흔들리는 삼바축구’라는 불명예를 떠안은 브라질로선 어느 때보다 절실한 선택이었다.
월드컵 최다 우승국 브라질은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5번째 우승을 차지한 후 24년간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특히 자국에서 개최한 2014 월드컵 준결승에선 독일에 1-7로 참패하는 굴욕을 맛보기도 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남미 예선에서도 2경기를 남기고 6승 3무 5패(승점 21)로 4위로 처져 있다.
특히 유럽만 만나면 주저앉는 브라질은 이 징크스를 깨기 위해 유럽을 가장 잘 아는 감독이 필요했다. 2023년부터 안첼로티 감독 영입에 공을 들여왔지만 번번이 무산됐고, 결국 지난 3월 성적 부진을 이유로 도리바우 주니오르 감독을 경질한 뒤 안첼로티 감독에 지휘봉을 맡겼다.
BBC는 “정체성을 중시하는 브라질이 외국인 감독을 데려왔다는 것은 그만큼 우승에 대한 절박함과 변화에 대한 야망을 보여주는 결정”이라고 분석했다.
에드나우드 호드리게스 브라질축구협회 회장은 “안첼로티 감독의 영입은 우리가 세계 정상의 자리를 되찾겠다는 강력한 선언”이라며 “안첼로티 감독은 브라질 대표팀과 함께 영광스러운 새 역사를 써 내려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