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도 달라붙어 살 파고든다…이놈 습격에 美·멕시코 충돌, 왜

'미국행' 막힌 멕시코 소. 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멕시코가 인간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는 '구더기'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번 갈등은 두 나라가 관세 부과, 불법 이민, 카르텔 상대 무기류 밀매, 강물 공급 약속 불이행 등으로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불거졌다.

멕시코 정부는 12일(현지시간) '기생파리' 애벌레(New World Screwworm·NWS) 차단을 이유로 멕시코산 살아 있는 소와 들소, 말 수입을 일시 중단한 미국 정부를 향해 "불공정한 결정을 내렸다"며 비판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나사벌레'라고도 불리는 이 구더기가 일부 지역에서 발견됐다면서 "우리는 박멸을 위한 모든 조처를 하고 있으며, 미국의 판단은 매우 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 농무부는 지난 11일 홈페이지 보도자료를 통해 NWS 유입을 막기 위해 남부 국경에서의 가축 수입을 막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브룩 롤린스 미 농무부 장관은 "이 위험한 해충은 식량 공급과 국가 안보 차원에서 심각한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미 농무부 산하 동식물검역소(APHIS) 자료에 따르면 NWS는 과거 미국 남부와 멕시코, 중미와 카리브해 섬나라, 남미 아르헨티나 지역까지 출몰하며 동물들에 치명적 영향을 미쳤다.

기생파리가 가축이나 야생동물, 조류, 사람의 상처에 달라붙어 알을 낳으면 부화한 구더기가 살 속으로 파고들며 치명적 피해를 준다. 이에 미국 정부는 멕시코 등과 협력해 1950∼1960년대부터 불임 처리한 수컷 기생파리를 방생하는 방법(SIT)으로 1980년대에 이 해충의 박멸을 공표했었다.

하지만 2016년 플로리다를 비롯해 미국 본토에서 국지적인 발견이 이어졌고, 최근엔 파나마를 거쳐 중미를 지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NWS에 멕시코 남부 치아파스 노인 1명이 영향을 받은 사례가 확인됐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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