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팀의 또 다른 목표였던 신진 세력들의 1군 안착에도 애를 먹고 있는 모습이다. 투수들은 어느 정도 정착해 1군 무대를 누비고 있지만, 이숭용 SSG 감독이 기회를 주겠다고 천명했던 고명준 정준재 박지환이라는 야수 3총사의 성적이 만족스럽지 않다. 야수진의 세대 교체가 팀 최대의 현안 중 하나인데, 올해 그 숙제가 쉽게 풀리지 않는다.
고명준은 에레디아의 부상 대체 외국인 선수로 영입한 라이언 맥브룸이 있어 일단 시간을 벌 수 있다. 시즌 39경기에서 타율 0.260, 2홈런, 16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671을 기록 중인데 그나마 3총사 중 성적이 가장 낫기도 하다. 최근 가장 큰 고민은 팀의 주전 2루수로 낙점돼 개막전에 나섰던 2년 차 내야수 정준재(22)다. 공·수 모두에서 팀의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개막 2루수로 나설 명분은 충분했다. 동국대 2학년을 마친 뒤 얼리드래프트로 지난해 팀의 5라운드 지명을 받은 정준재는 데뷔 시즌 인상적인 활약을 했다. 시즌 88경기에서 타율 0.307, 1홈런, 23타점, 16도루, 출루율 0.371을 기록했다. 작은 체구지만 다부진 타격을 했고, 선구안과 커트 능력 모두 평균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아 차세대 리드오프 후보군으로도 올랐다.
다만 이숭용 SSG 감독은 일단 정준재를 믿고 기용한다는 생각이다. 이것도 성장통이고, 팀의 미래를 위해서는 정준재가 이 고비를 이겨내고 성장해야 한다는 구상에는 변함이 없다. 어느 정도 각오했던 ‘세금’보다 더 많은 지출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1군 엔트리에서 빼지 않고 꾸준히 출전 기회를 주고 있다. 이 감독은 “아무래도 준재는 2년 차다. 아직 어린 친구다. 지금 여러 가지 부침을 겪고 있는데 어찌 됐든 고명준이나 정준재가 해줘야 한다. 그래야 (팀이) 앞으로 더 좋아진다. 어떻게든지 믿고 기용할 생각”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감독은 정준재가 이런 고비도 이겨낼 수 있는 성향을 갖췄다고 보고 있다.
정준재가 꾸준히 경기에 나가는 다른 이유는 대안이 부족해서 그런 측면도 있다. 햄스트링 부상을 털고 온 최정은 아직 지명타자로만 나간다. 3루 수비는 조금 더 시간이 걸린다. 이 때문에 베테랑 김성현이 2루와 3루를 돌고 있다. 1군의 백업 내야수나 2군에서 올라온 내야수도 확실하게 자기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공격도 공격이지만 수비에서 자신감을 잃었다. SSG는 최정의 뒤를 이을 차세대 3루수 중 하나로 박지환을 테스트한다는 심산이었다. 최정이 지명타자로 나갈 때 박지환이 3루를 커버하고, 유격수 박성한의 백업도 역시 박지환에게 맡긴다는 구상이었다. 그런데 최정이 개막부터 뛰지 못하면서 박지환은 자신이 생각했던 이상으로 많이 3루 수비에 나갔다. 여기서 송구와 포구를 가리지 않고 실책이 터져 나오니 20살 어린 선수로서는 감당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박지환은 지난해 2루수로 뛰었고, 정준재를 대신할 수 있는 하나의 자원이다. 퓨처스리그 10경기에서는 타율 0.324를 기록하며 감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다만 당장 콜업될지는 미지수다. 내려갈 때 선수와 상의해 그린 구상이 있기 때문이다. 웬만큼 급한 상황이 아니라면 이 구상대로 가는 게 맞는다는 내부 판단이 있다.
내릴 때부터 급하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퓨처스리그 몇 경기 좋다고 바로 올렸다가, 다시 2군으로 내려가면 이것이야말로 치명상이기 때문이다. 외야에서 타격 재능을 살린다면, 이왕이면 멀리 보고 몸도 키우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봤다. 그래서 박지환은 퓨처스리그 경기에 나가며 실전 감각을 유지하는 동시에 벌크업도 지속하고 있다. SSG는 일단 올해 중반 이후를 보고 이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시간이 더 필요하다면 충분히 줄 계획도 있다. 1군에 없다고 해서 구상에 지워진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중요한 작업을 하고 있는 중이다. 성과는 빨리 나타날수록 좋은 가운데, SSG 야수진 구상이 어떻게 흘러갈지도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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