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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중관세 145→30%로... 中, 대미 관세 125→10%로

조선일보 베이징=이벌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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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똑같이 115%p씩 관세 내리며 파격 합의
홍콩 항셍지수 3% 급등하고, 코스피도 1.2% 올라
지난 2019년 6월 28일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나 악수하고 있다./AFP연합뉴스

지난 2019년 6월 28일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나 악수하고 있다./AFP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이 지난 10~1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마주 앉아 협상을 벌인 끝에 트럼프가 지난 1월 취임 후 중국에 부과한 추과 관세를 기존 145%에서 30%로 낮추기로 합의했다. 앞서 트럼프는 협상 직전인 지난 9일 “중국에 대한 관세율은 80% 수준이 적절하다”고 했고, 일부 언론은 50% 수준 정도로 인하하는 방안을 백악관이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는데 예상보다 훨씬 파격적인 관세 인하가 이뤄진 것이다. 중국도 미국의 추가 관세에 대응해 부과한 보복 관세 125%를 10%로 낮추기로 했다.

12일 미·중 양국이 공동으로 발표한 ‘제네바 경제 무역 회담 연합 성명’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4월 2일 이후 중국 상품에 부과한 추가 관세 125%(2~3월 부과한 ‘펜타닐 관세’ 20% 제외) 중에 24% 부과를 90일 동안 유예하고, 91%는 아예 취소했다. 결과적으로 미국이 2~3월 중국산 펜타닐(마약성 진통제) 원료를 문제 삼아 부과한 20% 추가 관세 및 전 세계에 일괄 부과한 10% 등 30% 관세만 남긴다는 뜻이다. 이로써 미국의 대중국 관세율은 145%에서 30%로 115%포인트 내려가게 됐다. 중국도 미국에 대한 보복 관세율을 미국과 같은 폭(115%포인트)으로 내려, 기존 125%를 10%로 하향 조정했다.

미국 통상 당국자들은 이날 제네바에서 별도의 기자회견을 하고 중국과의 관세 협상 결과를 발표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중국과의 협상이 매우 생산적이었다”라고 말했다. 중국 상무부는 “중국은 미국에 대항해 결연하게 반격해왔다”면서 “이번 회담의 공동 성명은 양측이 평등한 대화와 협상을 통해 이견을 해결하는 중요한 한 걸음”이라고 했다. 또 “중국 측은 (미국의 조치에) 상응하도록 미국에 대한 비(非)관세 보복 조치를 잠정적으로 중단하거나 취소할 것”이라고 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오른쪽)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 대표가 12일 제네바에서 기자 회견을 열어 중국과의 관세협상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AFP 연합뉴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오른쪽)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 대표가 12일 제네바에서 기자 회견을 열어 중국과의 관세협상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AFP 연합뉴스


앞서 11일 양국 대표단은 이틀 간의 협상 후 “‘실질적인 진전’을 이뤘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 ‘2기’ 출범 직후 관세 폭탄을 주고 받으며 ‘교역 절벽’ 위기에 처한 양국이 대화 모드에 돌입하고 일부 합의에 이르면서, 전세계를 공포에 빠뜨렸던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는 해소될 전망이다.

이틀간 열린 미·중 무역 협상엔 미국측 베선트 재무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중국측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와 리청강 상무부 국제무역담판대표 겸 부부장(차관)이 참석했다. 이번 협상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재집권 이후 양국 간 첫 공식 대면 협상으로, 미·중 갈등의 향방을 결정할 분기점으로 평가됐다.

미국은 지난 2~3월, 중국의 펜타닐 유통을 문제 삼아 20%의 추가관세를 부과했다. 이후 지난달엔 대(對)중국 무역적자를 이유로 중국산 모든 제품에 1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해, 누적 145%의 추가 관세를 때렸다. 그러자 중국도 미국산 제품에 125%에 달하는 보복 관세를 매기고, 희토류 7종 수출을 제한하며 강경 대응했다. 이로 인해 양국은 사실상 ‘무역 절교’ 상태에 이르렀고, 양국 경제뿐 아니라 전세계 공급망에 큰 부담을 초래했다.


미·중 무역협상이 최악의 상황을 피하면서, 불안한 흐름을 보였던 글로벌 금융 시장도 안정을 찾을 전망이다. 이날 미·중 협상 결과가 발표된 후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상승했고, 항셍지수는 전일 대비 3% 올랐다. 미·중 합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협상 내용 발표 전에 거래를 마친 한국 주식시장도 코스피가 1.2% 올라 거래를 마치는 등 반등했다. 양국이 첫 고위급 협상을 마무리하면서 향후 미·중 정상 간 직접 통화나 대면 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가이 파멜린(왼쪽부터) 스위스 경제부 장관, 허 리펑 중국 부총리, 카린 켈러-슈터 스위스 대통령이 9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미중 무역 회담을 앞두고 열린 스위스-중국 양자 회담에서 기념촬영을 하고있다./로이터 연합뉴스

가이 파멜린(왼쪽부터) 스위스 경제부 장관, 허 리펑 중국 부총리, 카린 켈러-슈터 스위스 대통령이 9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미중 무역 회담을 앞두고 열린 스위스-중국 양자 회담에서 기념촬영을 하고있다./로이터 연합뉴스


그러나 미·중 간 인식 차이가 커 향후 협상 과정에서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를 지렛대로 중국을 압박하는 전략을 고수하고 있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끝까지 미국을 상대하겠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보내는 상황에서 언제든 무역 마찰이 또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양국이 이번 협상에서 깎은 115% 포인트 관세 중 24%는 ’90일 유예' 대상이기에 향후 추가 협상에서 진전을 이루지 못하면, 유예된 관세가 추가되면서 양국 갈등의 불씨가 된다. 이번 협상에서 양국은 서로에게 부과한 고율 관세는 내렸지만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미국이 제기하는 중국의 환율 조작, 기술 스파이 문제 등 의제에 대해서는 명확한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중국 정부는 관세 협상을 앞둔 지난 7일에는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인하하고, 정책금리를 0.1%포인트 내린다고 밝히며 장기전을 대비하는 조치를 취했다.

중국은 자국 관영 매체를 총동원해 이번 협상 결과를 대서특필하면서 국내 선전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의 유명 논객 후시진 전 환구시보 편집장은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서 “이번 합의는 중국의 큰 승리이고, 중국은 유일하게 미국과의 협상에서 ‘평등 원칙’을 지켜낸 나라”라면서 “미국과 영국의 관세 협상에서 미국은 10% 기본 관세를 부과했지만 영국은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지 못한 것과 대비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11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10일 협상 첫날) 트럼프 대통령이 말했듯, 엄청난 진전이 있었다”며 “중국이 관계 정상화를 강하게 원하고 있다는 점도 확인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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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벌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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