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황새공원의 황새들이 먹이활동을 하고 있다. 예산황새공원 제공 |
“처음 방사하던 날 대한민국 만세에 황자를 붙여 이름 지은 대황이, 한황이, 민황이, 국황이, 만황이, 세황이 등 황새 여덞마리가 하늘로 날아오르던 모습이 생생합니다.”
충남 예산군은 12일 예산황새공원(www.yesan.go.kr/stork.do)이 멸종위기에 처한 천연기념물 제199호 황새의 야생 복원을 위해 복원사업을 시작한 지 10년을 맞았다고 밝혔다.
김수경 예산황새공원 박사는 첫 방사한 황새들을 떠올렸다. 안타깝게도 여덞마리 가운데 여섯마리는 실종하거나 사고로 세상을 떴다. 만황이와 세황이는 예산군 광시면의 이웃 동네에서 각각 암컷과 짝을 이뤄 해마다 새끼를 낳고 건강하게 살고 있다.
만황이도 생사를 오갔다고 한다. 김수경 박사는 “천방지축 만황이는 한겨울에 먹이를 구하다 폐그물에 다리가 걸려 죽음의 문턱에서 구조되는가 하면 루어낚시바늘이 날개를 뚫어 수술과 재활 과정을 거쳤다”며 “만황이는 9년 전 연상의 암컷과 만나 세 번째 짝을 이룬 뒤 철이 들었다”고 전했다.
예산은 1970년 이전까지 황새가 살았고 삽교천, 무한천을 끼고 농경지와 범람원이 발달해 황새복원 사업의 적지로 평가받았다. 예산황새공원은 2010~2014년 광시면 시목리 13만5669㎡에 황새문화관, 생태습지, 사육장 등을 갖추고 한국교원대 황새복원연구센터에서 황새 60마리를 받아 2015년 문 열었다.
이곳에서 황새를 자연으로 돌려보낸 것은 2015년 9월 첫 방사를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모두 122마리다. 예산황새공원은 “방사한 황새들이 야생 황새 등과 짝을 이뤄 208마리가 태어났고 지난달 말 현재 180여 마리가 전국 곳곳은 물론 중국, 러시아 등 동북아시아에서 관찰되고 있다”고 밝혔다.
2018년생 행운이는 방사된 뒤 2년여 동안 행적이 드러나지 않다가 2020년말 러시아 황새떼와 귀향한 뒤 2021년 번식에 성공했다. 한수지 예산군 황새팀 주무관은 “행운이는 예산에 둥지를 틀고 살고 있다. 집 나가면 크게 고생한다는 걸 다른 황새들에게 알려주는 것 같다”며 웃음 지었다.
예산황새공원은 올해 새끼가 70마리 정도 태어날 전망이어서 연말에는 전국에 서식하는 황새가 250마리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예산황새공원의 목표는 황새를 1천 마리까지 늘리는 것이다. 예산군은 오는 9월6~7일 제6회 예산황새축제를 개최한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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