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선두 자리로 날아올랐다. 8연승 후 2패 그리고 다시 12연승. 무서운 속도로 승 수를 쌓아 올리면서 환골탈태하고 있다.
한화는 올 시즌 첫 40경기에서 27승 13패를 기록했다. 지난 4시즌 동안 같은 기간 성적은 8위→10위→9위→9위였는데, 올해는 가장 높은 자리에 앉아있다. 최근 홈과 원정을 가리지 않고 14경기를 연속 매진시키면서 역대 KBO리그 단일팀 최다 연속 경기 매진 기록에 타이를 이루기도 했다.
그런데도 한화 더그아웃은 늘 차분하다. 손혁 한화 단장은 "좋은 성적으로 시즌을 끝까지 완주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여전히 경기 중 부상 선수가 나올까 걱정하는 마음이 더 크다"라며 "감독님께서 연승 기간에도 선수들이 너무 들뜨지 않도록 분위기를 잘 잡아주신다"고 공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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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연승 뒤 기뻐하는 한화 선수들. 사진 한화 이글스 |
한화는 올 시즌 첫 40경기에서 27승 13패를 기록했다. 지난 4시즌 동안 같은 기간 성적은 8위→10위→9위→9위였는데, 올해는 가장 높은 자리에 앉아있다. 최근 홈과 원정을 가리지 않고 14경기를 연속 매진시키면서 역대 KBO리그 단일팀 최다 연속 경기 매진 기록에 타이를 이루기도 했다.
그런데도 한화 더그아웃은 늘 차분하다. 손혁 한화 단장은 "좋은 성적으로 시즌을 끝까지 완주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여전히 경기 중 부상 선수가 나올까 걱정하는 마음이 더 크다"라며 "감독님께서 연승 기간에도 선수들이 너무 들뜨지 않도록 분위기를 잘 잡아주신다"고 공을 돌렸다.
◇김경문 리더십
올해는 한화가 오래 품어온 '원기옥'을 터트리는 시즌이다. 한화는 오랜 기간 최하위권에 머물면서 매년 리그 최정상급 유망주 투수들을 끌어모았다. 2021년 8월 1차 지명한 광주 진흥고 투수 문동주가 대표적이다. 광주는 KIA 타이거즈의 연고 지역이지만, 한화는 전년도 최하위 팀 자격으로 '전국구 1차 지명권'을 얻었다. KIA가 그해 '야수 최대어' 김도영을 데려가자 한화는 망설임 없이 문동주를 대전으로 불러들였다.
전면 드래프트가 부활한 이듬해에는 또다시 최하위의 '특권'을 활용해 서울고 투수 김서현을 전체 1순위로 지명했다. 이후에도 장충고 투수 황준서(전체 1순위), 전주고 투수 정우주(전체 2순위)를 잇달아 데려왔다. 이들 중 4년 차 선발 문동주, 3년 차 마무리 김서현, 1년 차 불펜 정우주가 모두 올해의 연승 행진에 힘을 보탠 주역으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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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고척 키움전에서 12연승을 달성한 뒤 팬들에게 인사하는 한화 김경문 감독. 뉴스1 |
지난해 5월 지휘봉을 잡은 김경문(67) 감독은 젊은 선수가 많은 한화 선수단을 효과적으로 운영하면서 베테랑 사령탑의 노하우를 원 없이 펼치고 있다. 현역 최고령인 김 감독은 최연소인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44)과 무려 23세 차가 난다. 김 감독의 상징과도 같은 강한 카리스마는 잃지 않되, 달라진 현장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는 유연성을 더해 한화의 방향성을 잡고 있다.
김 감독은 스프링캠프와 더그아웃에서 선수를 오래 지켜보고, 한 번 주전으로 선택한 선수에게는 꾸준히 기회를 준다. 시즌 초반 한화가 팀 타율 1할대 부진에 허덕이며 하위권을 맴돌 때도 노시환, 채은성, 김태연 등 주축 타자들을 향한 믿음을 거두지 않았다. 이들은 결국 반등에 성공해 공격의 핵심축으로 활약하기 시작했다.
시행착오는 곧바로 바로잡고, 변화가 필요한 시점엔 주저하지 않는 결단력도 여전하다. 김 감독은 지난 시즌 주요 전력이 아니었던 문현빈을 올해 중심타자로 중용하면서 "작년엔 내가 시즌 도중에 팀에 와서 시야가 좁았다. 마무리 캠프에서 문현빈을 다시 봤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또 마무리 투수였던 주현상이 개막 직후 흔들리자 3경기 만에 교체를 결심했다. 입단 후 2년간 좌충우돌하던 강속구 투수 김서현에게 "네 구위를 믿는다"며 새 소방수 역할을 맡겼다. 김서현은 남들보다 출발이 늦었는데도 벌써 12세이브를 올려 이 부문 선두에 올라 있다. 김서현은 "가장 힘들어하던 시기에 감독님과 양상문 투수코치님이 오셔서 내게 많은 기회를 주셨다"며 "그만큼 더 열심히 던져야겠다는 마음으로 마운드에 올랐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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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폰세. 사진 한화 이글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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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와이스(왼쪽)와 노시환. 사진 한화 이글스 |
◇최강 선발진
한화는 오랜 기간 외국인 투수 복이 없었다. 지난 5년간 펠릭스 페냐·리카르도 산체스·닉 킹험·라이언 카펜터·워윅 서폴드·채드 벨 등이 한화를 거쳐 갔지만, 누구도 리그를 압도할 만한 성적을 내지 못했다. 2023년엔 에이스 역할을 기대했던 버치 스미스가 단 한 경기만 던지고 부상으로 한국을 떠나는 불운까지 겪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