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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 14세, 프란치스코 쓰던 '손님방' 대신 '교황 아파트'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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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임 프란치스코 교황 '손님방' 머물렀기에
'새 교황 어디 거주하나' 관심... '전통' 복귀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한 지난달 21일 바티칸 사도궁이 교황청 관계자에 의해 봉인되고 있다. 바티칸=바티칸뉴스 AFP 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한 지난달 21일 바티칸 사도궁이 교황청 관계자에 의해 봉인되고 있다. 바티칸=바티칸뉴스 AFP 연합뉴스


8일(현지시간) 267대 교황으로 선출된 레오 14세가 자신의 거주지로 바티칸 사도궁 내 교황 아파트를 택했다.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이 '화려하다'는 이유로 교황 아파트 대신 바티칸 게스트하우스인 산타 마르타의 집을 사용했기에 이러한 태도를 이어갈지에 대한 관심이 쏠렸으나 '교회의 전통'에 보다 방점을 찍은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안사통신, 라레푸블리카 등 이탈리아 현지 언론에 따르면 레오 14세는 사도궁 내 교황 아파트를 향후 거처로 사용하는 쪽으로 마음을 굳혔다. 사도궁은 성 베드로 대성당 오른쪽에 있는 건물들을 일컫는다. 부속 건물 중 한 곳이 교황 아파트로 쓰이는데 여기엔 거실, 침실, 병실, 예배당, 서재, 비서실, 접견실 등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03년 비오 10세 교황 때부터 교황 거주지로 활용돼 왔다.

그러나 2013년 즉위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달 21일 선종 때까지 사도궁 대신 산타 마르타의 집 201호를 거처로 활용했다. 그는 교황의 전통적 거처를 거부한 이유로 '화려함'을 꼽으며 "(사도궁에) 갔을 때 '(여기 살면) 안 돼'라는 목소리가 또렷하게 들렸다"고 2013년 바티칸뉴스 인터뷰에서 말했다. 산타 마르타의 집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소박한 면모를 보여주는 상징적 공간이었기에, 레오 14세의 사도궁 선택은 '권위 또는 화려함으로의 복귀'로 해석될 것이 뻔했다.

2023년 10월 프란치스코 교황이 바티칸 사도궁에서 천사 기도를 하던 중 바티칸에 모여 있는 군중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바티칸=AFP 연합뉴스

2023년 10월 프란치스코 교황이 바티칸 사도궁에서 천사 기도를 하던 중 바티칸에 모여 있는 군중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바티칸=AFP 연합뉴스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오 14세가 사도궁을 거처로 택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그가 교회의 전통을 보다 중시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레오 14세는 교황 선출 당시 교황들이 전통적으로 입어온 진홍색 모제타(짧은 망토)를 입고 등장했다. 이 또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화려하다는 이유로 거부했던 것이다. 산타 마르타의 집은 기본적으로 손님용 건물이기 때문에 보안상 이유로 사도궁 복귀를 택했을 가능성도 있다.

다만 사도궁 재입주를 위해서는 상당한 보수 및 개조가 필요하다. 지난 12년간 교황 거처로 사용되지 않았던 터라 수도, 지붕 등에 여러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레오 14세는 2023년 교황청 주교부 장관으로 임명된 이후 거주해 온 바티칸 산투피치오 궁전에 당분간 머물 것으로 전해졌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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