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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김경문 감독이 11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에서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2025.5.11/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야구계에 '노장 사령탑' 전성시대가 열릴까.
11일 현재까지 진행된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에선 10개 구단 중 한화 이글스(27승13패·0.675), LG 트윈스(26승1무14패·0.650), 롯데 자이언츠(24승2무16패·0.600)가 승률 6할을 넘기며 1~3위를 형성했다. 나머지 7개 팀이 승률 5할도 넘기지 못하고 있으니 확실한 '3강'을 구축한 모양새다.
3강 팀들은 '베테랑 사령탑'이 지휘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김경문 한화 감독(67), 염경엽 LG 감독(57), 김태형 롯데 감독(58) 등 '산전수전'을 겪은 사령탑이 관록을 발휘하며 리그를 지배하는 양상이다.
'야인' 생활을 끝내고 지난해 한화 사령탑으로 현장 복귀한 김경문 감독은 10개 구단 감독 중 '최고참'이다. 2004년 두산 베어스 지휘봉을 잡아 7년간 팀을 이끌었고, 2011년에는 '제9구단' NC 다이노스의 창단 감독으로 부임해 역시 7년간 함께 했다. 우승은 없었지만 두 팀 다 '가을야구'에 단골 진출하는 강팀으로 자리매김했다.
김 감독이 지난해 중반 한화의 '소방수'로 복귀할 때만 해도 부정적인 시선이 적지 않았다. 국가대표 감독을 지내긴 했으나 프로야구 현장 공백이 5년 이상 있었고, 환갑이 훌쩍 넘은 '노장'으로 젊은 선수들과의 소통이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였다. 실제 지난해 한화가 최종 8위에 그치면서 이같은 우려는 틀리지 않은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올 시즌 반전을 일구고 있다. 시즌 초반만 해도 극심한 타격 부진 속에 하위권을 맴돌았지만, 4월 중순 이후 급격한 상승세로 치고 올라왔다. 4월 한 차례 8연승을 달렸던 한화는, 이후 2연패를 당한 뒤 다시 분위기를 바꿨고 이번엔 12연승을 질주하고 있다. 최근 22경기에서 무려 20승을 기록하며 단숨에 선두까지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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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과 양상문 한화 투수 코치. /뉴스1 DB ⓒ News1 김성진 기자 |
코디 폰세-라이언 와이스-류현진-문동주-엄상백으로 이어지는 5선발은 리그 최고이고, '영건 마무리' 김서현을 필두로 한승혁, 박상원, 조동욱, 김범수, 정우주 등이 버티는 불펜도 탄탄하다.
타선에서도 문현빈, 황영묵, 김태연 등 젊은 선수들이 제대로 자리 잡았고, 초반 부진했던 노시환, 채은성 등은 김경문 감독 특유의 '믿음의 야구'에서 제 궤도를 찾았다.
김경문 감독은 자리를 잡지 못하던 젊은 선수들에게 믿음을 주며 기량을 마음껏 발휘하게 했고, 경험 많은 '노장 사령탑'의 존재로 선수단 전체에 건강한 긴장감도 돌고 있다.
팀 평균자책점(3.07) 1위의 배경엔 '감독급 투수코치' 양상문 코치(64)도 있다. 투수 조련에 일가견이 있는 것으로 인정 받는 양 코치는 이미 감독에 단장까지 경험했지만, 김경문 감독의 부름에 '투수코치' 직을 받아들였다. 한화엔 사실상 '2명의 감독'이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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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 LG 트윈스 감독. / 뉴스1 DB ⓒ News1 김도우 기자 |
김경문 감독보다는 한 세대 밑이지만, 염경엽 LG 감독과 김태형 롯데 감독 역시 리그에선 '베테랑 사령탑'에 속한다.
키움 히어로즈(전 넥센) 사령탑을 맡아 '염갈량'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던 염 감독은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의 단장과 감독을 거쳐 2023년 LG 사령탑으로 복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