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아닌 지상…윤석열, 법원 출석 첫 공개

윤석열 전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 세 번째 공판기일에 출석하기 위해 12일 오전 9시54분 서울중앙지법에 검은색 차를 타고 도착했다. 짙은 감색 양복과 와인색 넥타이를 맨 윤 전 대통령은 10여명 경호원에게 둘러싸여 굳은 표정으로 입을 꾹 다문 채 정면을 응시하며 청사로 걸음을 옮겼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사건 3차 공판에 출석, 취재진의 질문을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2025.05.12 사진공동취재단

윤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 의견'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법정으로 향했다. 취재진이 '김건희 여사에 대한 공천개입 의혹이 정치 공격이라고 보는지' 등을 물었으나 법원 계단을 올라 417호 법정으로 들어갔다. 윤 전 대통령은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는 '국민께 드리는 호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에 대해 지지를 호소했다. 윤 전 대통령은 "6·3 대통령 선거는 단순한 정권 교체의 문제가 아니라 자유 대한민국 체제를 지킬 것인가, 무너뜨릴 것인가 그 생사의 기로에 선 선거"라고 밝혔다. 법원에 나온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윤석열"을 연호하며 'YOON AGAIN'이라고 쓰여 있는 손팻말을 흔들었다.

윤 전 대통령 사건 3차 공판은 이날 오전 10시15분부터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 심리로 진행됐다. 윤 전 대통령이 일반 피고인들과 같이 법원에 출석하는 모습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청사 방호와 관리를 맡은 서울고법은 경호처 요청을 수용해 윤 전 대통령이 법원 청사에 들어설 때까지 지하주차장 연결 통로를 이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지만, 이번에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공판에서는 박정환 육군 특수전사령부 참모장과 오상배 수도방위사령부 사령관 부관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된다. 박 참모장은 12·3 비상계엄 당시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이 전투통제실에서 윤 전 대통령의 지시를 전화로 받을 때 옆에 동석했으며, 오 부관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과 같은 차 안에 있었다. 이들은 비상계엄 당시 지시 내용과 현장 상황 등에 대해 증언할 예정이다. 이날 공판은 검찰이 지난 1일 윤 전 대통령을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추가 기소한 뒤 열리는 처음 공판이기도 하다. 재판부는 두 사건의 사실관계가 같다고 보고 기존의 내란 사건과 병합했다.

한편 윤 전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은 김 여사에게 이번 주 중 선거법 위반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받으라는 내용의 출석요구서를 보냈다. 김 여사는 이 사건 외에도 '건진 법사 청탁 의혹'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등으로도 검찰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

곽민재 기자 mjkwak@asiae.co.kr
염다연 기자 allsal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