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RI '에너지저장형 모듈러 멀티레벨 컨버터' 국내 첫 개발

[창원=뉴시스]한국전기연구원(KERI) 전력변환시스템연구센터 연구진이 국내 최초로 개발한 모듈타입의 '에너지저장형 모듈러 멀티레벨 컨버터(EMMC)' 기술이 적용된 컨테이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한국전기연구원 제공) 2025.05.12. photo@newsis.com

[창원=뉴시스]홍정명 기자 = 한국전기연구원(KERI)은 전력변환시스템연구센터 연구진이 신재생에너지의 안정적 보급과 장거리 전력 전송을 용이하게 하는 '에너지저장형 모듈러 멀티레벨 컨버터(Converter) 전력기기'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KERI에 따르면, AI 및 탄소중립 시대를 맞아 크게 주목 받고 있는 '초고압 직류송전(HVDC) 시스템'은 태양광, 풍력 등 산지 및 해안가에서 생성한 신재생에너지를 도심까지 효율적으로 이동시키는 기술로 손꼽히며, 이 과정에서 교류(AC)와 직류(DC) 전력 변환을 수행하는 중요 장치가 '컨버터 스테이션'이다.

그리고 신재생에너지는 날씨 편차에 따라 에너지 공급량 변동성이 심해 전력 계통에 불안정성을 가져온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전력기기 업계에서는 유효 전력을 흡수·공급하는 '에너지저장장치(ESS)', 무효 전력을 흡수·공급하는 '스태콤(무효전력보상장치, STATCOM)'을 각각 설치해 계통 전압을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전력시스템의 안정성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KERI 연구진의 이번 성과는 기존에 각각 나누어져 있던 ESS와 STATCOM을 하나의 장치로 통합하는 일명 '에너지저장형 모듈러 멀티레벨 컨버터(이하 EMMC, ESS Modular Multilevel Converter) 기술'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는 점에서 크게 주목 받고 있다.

EMMC는 ESS가 포함된 kV급 서브 모듈을 겹겹이 쌓아 만든 컨버터로, 초고압 직류 전압을 생성하여 신재생에너지를 효과적으로 멀리 보낼 수 있게 한다.

이를 위해 연구진은 먼저, 총 42개(1상 14개씩 총 3상으로 구성)의 모듈을 동일하고 안정적으로 구동시키기 위해 FPGA(Field Programmable Gate Array) 반도체를 활용한 'KERI 고성능 제어 플랫폼'을 설계하여 등시성(等時性, 주기 운동의 주기가 진폭에 상관없이 일정한 성질)을 확보했다.

또한 고정형이 아닌 이동형 변전소 적용을 목표로 추진했기 때문에 어떠한 장소에서도 EMCC가 동작할 수 있도록 유연성 있는 시스템 설계 기술도 확보했다.

[창원=뉴시스]한국전기연구원(KERI) 전력변환시스템연구센터 연구진이 개발한 '에너지저장형 모듈러 멀티레벨 컨버터(EMMC)' 기술 실증을 진행하고 있다.(사진=한국전기연구원 제공) 2025.05.12. photo@newsis.com

특히 에너지 저장은 단순 ESS 기능을 넘어 빠른 충·방전과 높은 반응 속도(속응성)를 가진 '슈퍼 커패시터'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KERI 연구진은 단위 모듈 시험, HILs(Hardware In the Loop Simulator) 기반의 제어기 시험, 밸브(단상) 시험, 고압·저압 시스템 시험 등 다양한 검증을 거쳐 개발 기술의 가능성을 확인했고, 최근에는 한전 전력연구원 고창전력시험센터에서 실증까지 성공적으로 마쳤다.

연구진은 전력기기 분야 기업체 기술이전을 통해 제품 상용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번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신재생에너지 핵심기술 개발사업' 및 '재생에너지 전력계통 연계대용량 고압 모듈형 ESS기술 개발사업'으로 추진됐다.

KERI 이종필 전력변환시스템연구센터장은 "개발한 기술은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고압 배전 전력계통에서 안정성과 유연성을 확보하고, 범국가적 탄소중립 정책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래 전력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HVDC·MVDC 시스템은 물론, 철도·선박·항공 분야 e-모빌리티, AI용 데이터센터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고압 대용량 전력변환장치의 제어·구동 장치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hj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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