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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아웃] 反美연대

연합뉴스 김종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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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아웃] 反美연대

(서울=연합뉴스) 김종우 선임기자 = 20세기 국제정치사에서 주요한 흐름 중 하나가 '반미(反美)연대'다. 냉전 시기 소련이 주도한 바르샤바조약기구는 미국과 나토(NATO)에 맞서는 군사동맹을 구축했다. 이란 이슬람혁명(1979년) 이후엔 이란을 축으로 반미 이슬람 세력이 확산됐다. 남미에서는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와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로 대표되는 좌파 민족주의가 미국 주도의 질서에 저항했다.

악수하는 중국·러시아 정상들러시아를 국빈방문한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러시아 전승절 열병식에 앞서 인사하는 모습. 2025.5.10[AFP=연합뉴스]

악수하는 중국·러시아 정상들
러시아를 국빈방문한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러시아 전승절 열병식에 앞서 인사하는 모습. 2025.5.10[AFP=연합뉴스]



이른바 신(新)반미연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제1기 집권기를 기점으로 부상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우선주의'를 외치며 동맹보다 자국 이익을 앞세우는 일방주의 외교를 펼쳤다. 이로 인해 많은 국가들이 미국 주도의 국제 질서에 회의를 품게 됐다. 이 틈을 비집고 중국은 글로벌 영향력 확대에 나섰다. 위기의식을 느낀 바이든 행정부는 동맹 복원에 나섰으나, 트럼프가 재집권하면서 반미연대는 결속력이 강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 제재에 맞서 중국과 전략적 접근을 가속했고, 이란·북한도 생존을 위해 반미 공조 체제에 적극 가담하고 있다.

중국 주도의 반미연대는 이념보다 실용에 무게가 실려 있다. 냉전 시기 소련 중심의 반미블록이 이념을 기반으로 했다면, 현재는 체제와 이념이 다른 국가들이 공동의 이해관계를 추구하는 모양새다. 이는 경제적 측면에서 두드러진다. 중국의 일대일로(BRI) 추진과 디지털 위안화 확산, 러시아·이란·중국 간 에너지 협력, 브릭스(BRICS)·상하이협력기구(SCO) 확대 등은 달러 중심의 국제경제 질서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려는 움직임이다. 더욱이 결제 시스템과 원유 거래에서 탈(脫)달러화 시도는 미국의 경제 제재를 무력화하려는 공동 전략으로, 수십 년간 지속된 미국의 경제적 패권에 대한 도전이다.

반미연대는 실용성과 유연성을 바탕으로 확장하고 있지만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우선 내부 결속력이 공고하지 않다. 각국의 체제와 이해관계가 달라 일관된 공동 전략을 수립하기 어렵다. 인도는 브릭스의 일원이지만, 중국을 견제하며 미국·일본과 안보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의 영향력 확대는 일부 개발도상국들에게 '신(新)식민주의'로 인식되기도 한다. 일대일로를 통한 경제적 의존 심화는 채무 함정이나 주권 침해 우려를 낳고 있다. 이와 함께 러시아와 이란은 서방 제재에 따른 경제적 난관에 직면해있어 장기적 대항블록을 형성하는데 필요한 경제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있다.

세계 질서가 단일 패권에서 다극 체제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반미연대가 촉매로 작용하고 있는 형국이다. 트럼프의 재집권과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 정책은 이러한 흐름을 가속화하고 있다. 반미연대의 부상은 국제 질서의 구조적 변화를 알리는 신호탄이다. 이 같은 상황은 한국에게도 험난한 파고 속에 이를 헤쳐나갈 과제를 제시한다. 전통적인 한미 동맹의 가치를 유지하면서도, 급변하는 세계 질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다층적 전략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jo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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