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첫 무역협상 "중요 합의"…12일 공동 성명 발표 예정

허리펑 "협의 틀 구축하고 추가 협의 하기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왼쪽)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 /AFPBBNews=뉴스1(왼쪽), 로이터=뉴스1

미국과 중국이 11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이틀 동안 진행한 첫 고위급 무역 협상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하고 중요 합의 사항에 관해 12일 공동성명을 발표하기로 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과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각각 이끄는 양국 대표단은 스위스 유엔 대사 관저에서 전날 10시간에 이어 이날도 수 시간 동안 회담을 진행했다.

베선트 장관은 이날 협상 종료 직후 취재진과 만나 "협상이 매우 생산적이었고 실질적인 진전을 이뤘다"며 "월요일(12일)에 추가 세부 사항을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선트 장관과 함께 협상에 참여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이틀 동안의 협상에 관해 "매우 건설적이었다"며 "중국과 실제로 합의를 이뤘다"고 말했다.

그리어 대표는 또 "중국과의 의견 차이가 이전에 생각했던 것만큼 그리 크지 않았다"며 "매우 빠르게 합의에 도달했다는 점이 이번 회담의 성과를 보여준다"고 밝혔다.

허리펑 부총리도 협상 뒤 취재진과 만나 "회담은 솔직하고 건설적이었으며 상당한 진전과 중요한 합의가 있었다"면서 12일 공동 성명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허 부총리는 "양측은 경제·무역 협의 메커니즘을 구축하고 상호 관심사에 관해 추가 협의를 진행하기로 합의했다"며 "중국과 미국 경제·무역 관계는 상호 이익이 되며 본질적으로 윈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은 미국과 협력해 차이를 관리하고 협력 분야를 확대할 준비가 돼 있다"고 피력했다.

양국의 이번 협상은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1월 출범 이후 중국산 수입품에 총 145%의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은 미국산 제품에 125%의 보복관세를 부과하면서 사실상 교역이 단절된 뒤 처음 이뤄진 공식 대면 협상이었다.

양국은 우선 각각 100%가 넘는 관세를 합리적인 수준으로 인하하는 문제를 우선 협의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미국이 대(對)중국 관세 부과의 추가 명분 중 하나로 삼은 중국산 펜타닐(합성 마약의 일종)에 대한 공동 대응, 중국의 희토류 수출 금지 조치 등에 관해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전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중국과의 회담은 매우 좋았다"며 "많은 사안을 논의했고 많은 부분에서 합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또 "매우 우호적이고도 건설적인 방식으로 완전한 재설정을 협의했다"며 "중국 시장이 미국 기업에 개방되길 바란다"며 "엄청난 진전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아마도 (중국과의 무역)관계가 다시 시작될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말했듯 엄청난 수준의 진전이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영민 기자 letswin@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