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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허리펑 “미국과 중요한 합의 도출”... 12일 공동성명 주목

조선일보 워싱턴=박국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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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서 첫 고위급 무역 회담… 고율 관세 조율 등 집중 논의
첫 단추 끼웠지만 포괄적 무역 합의는 단기간 내 어려울 듯
허리펑(가운데) 중국 부총리가 1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미중 관세 협상 종료 직후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회담은 솔직하고 건설적이었고,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말했다./신화 연합뉴스

허리펑(가운데) 중국 부총리가 1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미중 관세 협상 종료 직후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회담은 솔직하고 건설적이었고,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말했다./신화 연합뉴스


‘관세 전쟁’을 벌이는 미국과 중국이 이틀간의 첫 공식 무역 협상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하고, 12일 공동성명을 발표하기로 했다. 미·중 장관급 인사들은 10~11일 스위스 제네바 호수 근처에 있는 스위스 외교부 보유 영빈관에서 비공개로 무역 협상을 벌였다. 세계 2대 경제 대국인 미·중의 무역 단절은 글로벌 경제에도 악재다. 이 때문에 이번 협상을 통해 양국이 비현실적으로 높은 관세를 낮출 수 있을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10일 스위스의 유엔 제네바 사무소 주재 스위스 대사관저. 이곳에서 미·중 고위 당국자들이 이날부터 이틀 동안 무역전쟁 완화를 위한 협상을 진행했다./AFP 연합뉴스

10일 스위스의 유엔 제네바 사무소 주재 스위스 대사관저. 이곳에서 미·중 고위 당국자들이 이날부터 이틀 동안 무역전쟁 완화를 위한 협상을 진행했다./AFP 연합뉴스


중국 대표단을 이끈 허리펑 부총리는 11일 밤 제네바에서 협상 종료 직후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회담은 솔직하고 심도 있고 건설적이었으며, 중요한 합의를 이뤘고 실질적인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다고 중국 국영 CCTV 계열 소셜미디어 위위안탄톈이 전했다. 허리펑은 “양측은 통상·경제 협의 메커니즘 구축에 합의했고, 관련해서 세부 사항을 빠르게 확정할 것”이라며 “12일 공동성명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허리펑이 언급한 “솔직하고 건설적”이란 표현은 국가 간 협상에서 양측이 이견이 있었고 즉각적인 타협이 어려웠다는 의미를 완곡하게 표현할 때 주로 쓴다. 실제로 그는 이날 협상에 대해 “우리는 세계 경제에 더 많은 확실성과 안정성을 불어넣을 것”이라면서도 “이견을 메꾸고,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기초를 다졌다”고 선을 그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취재진에게 “매우 중요한 무역 분야에서 미국과 중국이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는 점을 기쁘게 말씀드린다”면서 “논의는 생산적이었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우리가 얼마나 빨리 합의에 이르렀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아마도 양국 간 이견이 생각했던 것처럼 크지 않다는 것을 반영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는 중국 측 협상 대표단에 대해 “그들은 매우 단호한 협상가들”이라면서 “이번 협상은 협력과 공동 이익, 상호존중의 정신으로 진행됐다”고 했다.

양국 무역 협상은 첫날인 10일 협상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현지 시각) 비공개로 진행됐고, 이튿날에도 ‘마라톤 협상’이 이어졌다. 지나치게 높아 사실상 양국 간 교역을 중단시킨 고율 관세를 합리적 범위로 낮추는 방안이 집중 논의됐다고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까지 중국산 수입품에 145%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고, 이에 중국이 미국산 제품에 125% 보복 관세를 매기며 양국 무역은 사실상 단절됐다. 미국 측은 스콧 베선트와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 대표가, 중국은 허리펑과 리청강 상무부 국제무역담판대표 겸 부부장(차관) 등이 참석했다.

앞서 트럼프는 첫날 회의 종료 이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오늘 스위스에서 중국과 매우 좋은 회의를 가졌다”며 “많은 사안이 논의됐고 많은 부분에서 합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어 “우호적이고 건설적인 방식으로 완전한 (무역 관계) 재설정을 협의했으며 우리는 중국 시장이 미국 기업에 더 개방되기를 바란다”며 “엄청난 진전이 있었다(GREAT PROGRESS MADE!)”라고 평가했다. 반면 시진핑은 7일 시작된 나흘간의 러시아 국빈 방문 일정을 10일까지 소화하며 중국이 미국에 고개 숙이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내·외부에 전했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미·중 협상 일정에 대해 건조한 단신 보도만 했다.


일단 대화가 시작됐다는 사실은 긍정적이지만, 미·중 간 인식 차이가 커 바로 눈에 띄는 결과가 나오긴 어렵다는 전망도 있다. 특히 양국 입장 차이가 크고 지도자의 체면이 달려 있어 이번 협상에서 포괄적인 무역 합의를 도출하지는 못했을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실제로 협상 전날인 지난 9일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한 관세를 일방적으로 낮추진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에겐 중국의 실질적 양보가 필요하다”고 했다. 앞서 트럼프는 소셜미디어에 “중국에 대한 관세율은 80%가 적절할 수 있다”고 언급했는데, 이에 대해선 “대통령이 던져본 숫자일 뿐”이라며 의미를 축소했다.

중국은 보복 관세 외에도 첨단 산업에 꼭 필요한 희토류 등의 수출 중단을 통해서도 미국을 압박 중이다. 관세 협상을 앞둔 지난 7일에는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인하하고, 정책금리를 0.1%포인트 내린다고 밝히며 장기전을 대비하는 조치를 취했다. 중국 대표단은 ‘관세 전쟁을 시작한 나라는 미국’이라는 원칙을 고수하면서 미 정부가 먼저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를 철회해야 한다는 기존 주장을 재확인하며 협상을 시작했다고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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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박국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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