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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15일 튀르키예서 푸틴 기다릴 것”… 美국무도 “튀르키예行”

조선일보 파리=정철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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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푸틴 회담 가능성도
휴·종전 협상 급물살 타나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트위터 캡처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트위터 캡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을 하루빨리 끝내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구상이 차질을 빚어 온 가운데, 미국 중재에 미온적 반응을 보여온 러시아가 오는 15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우크라이나와 직접 협상하자고 제의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에 “15일 튀르키예에서 푸틴을 기다리겠다”며 수용 의사를 밝혔다.

젤렌스키와 푸틴이 직접 만날 것인지는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미국 국무부도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14~16일 사흘 일정으로 튀르키예를 방문한다고 발표했다. 튀르키예에서 미국 중재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3년 3개월간의 전쟁을 끝내기 위한 직접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1일 오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우크라이나 측에 15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협상을 재개할 것을 제안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마주 앉는 것은 침공 초기인 2022년 3월 말까지 양측이 해왔던 평화 협상의 연장이라고 보고 ‘협상의 재개’라는 표현을 썼다.

푸틴은 “협상의 목적은 분쟁의 ‘근본 원인’을 제거하고, 역사적 관점에서 장기적 평화를 확립하는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와 진지한 협상을 하겠다”고 했다. 또 “우리는 반복적으로 휴전을 제안하며 협상에 열려 있었다”며 “대화를 거부한 건 우크라이나”라고 했다. 푸틴은 이 발표 이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도 통화했다. 튀르키예 대통령실은 “에르도안 대통령은 러시아 지도자의 제안을 환영했다”며 “평화회담을 주최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에 러시아의 제안을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이날 X를 통해 “러시아가 마침내 전쟁 종식을 고려하기 시작했다는 건 긍정적인 신호”라고 했다. 이어서 “전쟁을 끝내는 첫 단계는 휴전이다. 러시아가 12일부터 신뢰 가능한 휴전을 확인해주길 기대한다. 우리는 응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했다. 사실상 ‘조건부 수용’ 의지를 밝힌 것이다.

푸틴이 조건 없는 휴전에 먼저 나서야 대화 제안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겠다는 의미지만 협상 자체에 긍정적인 시그널을 보낸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에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우크라이나는 즉시 (푸틴의 제안에) 동의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자 젤렌스키는 몇 시간 후 다시 소셜미디어를 통해 “우리는 내일부터 완전하고 지속적인 휴전을 기대하고 있다”며 “목요일(15일) 튀르키예에서 푸틴을 개인적으로 기다리겠다”고 했다. 이를 놓고 키이우 인디펜던트 등은 “젤렌스키와 푸틴이 튀르키예에서 만날 수 있다”는 해석을 내놨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측은 두 정상의 만남 가능성에 대해 아직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마코 루비오(54) 미국 국무장관. /연합뉴스

마코 루비오(54) 미국 국무장관. /연합뉴스


이날 푸틴의 직접 협상 제안에 젤렌스키가 관심을 보였다는 소식이 알려진 직후 미 국무부는 루비오의 튀르키예 방문 일정을 발표했다. 표면적인 목적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외무장관 비공식 회담 참가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종전 협상에 배석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러시아는 그동안 종전 협상과 관련해 “우크라이나가 나토 가입을 영구히 포기하고 비무장 중립국으로 남는 한편, 도네츠크·루한스크와 크림반도, 그리고 이 두 지역을 잇는 지역(노보 러시아)을 할양하면 평화 협정을 맺고 군대를 물리겠다”고 했다. 푸틴이 언급한 세 지역은 지난 2014년과 2022년 침공을 통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빼앗은 지역이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지난 3월 11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미국과의 고위급 회담에서 30일 무조건 휴전안에 합의했고, 미국은 이를 러시아에 제안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이에 대해 “우리에겐 별 이득이 없다”는 등의 이유를 들며 부정적 반응을 보여왔다.

하지만 푸틴이 전격적으로 내놓은 대화 제의에 젤렌스키가 조건부 수용 의사를 밝히고, 미 국무장관이 튀르키예행 일정을 발표하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미국의 3자 회동 가능성이 주목받게 됐다. 푸틴의 갑작스러운 직접 협상 제안은 트럼프의 압박 탓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8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조건 없는 30일 휴전을 요구한다”며 휴전 불응 시 러시아에 추가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은 푸틴이 러시아 전승절 기념 열병 행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단합을 과시한 날이다.


유럽도 대(對)러시아 압박에 가세해왔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 등 4국 정상들은 9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 모여 “러시아가 30일 휴전을 즉각 받아들이지 않으면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과 대러 경제 제재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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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정철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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