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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유의 후보교체 소동…정당 민주주의 퇴행시킨 ‘막장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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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후보(맨 앞)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 참석한 뒤 의원들의 박수를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후보(맨 앞)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 참석한 뒤 의원들의 박수를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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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초유의 ‘강제 후보교체’ 시도에서 기사회생한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선 후보로 등록하고, 박대출 의원을 당 사무총장에 임명하는 등 공식 선거운동 채비에 나섰다. 하지만 당 안팎에선 친윤석열계와 당 지도부의 무리한 후보 교체 시도가 “정치 쿠데타”라는 비판과 함께 “국민의힘이 자멸의 길로 가고 있다”는 지적이 거세다. 비록 ‘당심’의 반발에 실패로 돌아갔지만, 당 지도부가 정당의 공식 대선 후보 선출 절차를 통해 뽑은 후보를 내치고 당권 투쟁에 유리한 외부 인사로 교체하려 한 것은 민주주의 역사에 큰 오점으로 남을 것이란 취지다.



이날 오전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관위를 찾아 후보 등록을 마친 김 후보는 당 지도부의 한덕수 전 국무총리로의 후보 교체 시도가 전날 밤 당원 투표에서 무산된 것이 “굉장히 놀라운 기적”이라며 “민주주의를 바로 세워주신 당원 여러분께 정말 감사하다”고 했다. 한 전 총리를 만나선 두 차례 포옹했고, 오후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선 “오늘부터 우리는 원팀”이라고 강조하면서 큰절을 했다.



김 후보의 갈등 봉합 행보와 달리, 당 안팎에선 당 지도부와 친윤석열계가 대선 이후 당권 확보에 골몰해 당을 망가뜨렸다는 비판이 거셌다. 국민의힘은 지난 9일 밤 11시께 김 후보 쪽과 한 전 총리 쪽의 두 차례 단일화 실무협상이 무산되자, 1시간여 뒤인 10일 자정 곧바로 후보 교체 작업에 착수했다. 18일 동안 경선을 치러 선출된 김 후보의 대선 후보 지위를 박탈하고, 한 전 총리가 새로 후보 등록을 마치는 데까지 걸린 건 불과 4시간이었다. 하지만 뒤이어 10일 오전 10시~밤 9시 진행된 당원투표에서 ‘한덕수 대통령 후보 재선출’은 부결됐다.



한 영남 재선 의원은 “심야에 일어난 ‘정치 쿠데타’는 국민의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싸우기도 전에 우리 스스로 자멸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영남 중진 의원은 “12·3 비상계엄에 대해 사과도, 성찰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권력싸움만 하다가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겼다. 국민의힘은 이제 더 이상 보수정당이라고 할 수 없다”며 “처참하게 깨지고, 다시 개혁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내 친한동훈계 의원 16명도 공동성명을 내어 “단일화에 적극적으로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후보를 기습 교체한 것은 정당사에 유례를 찾을 수 없는 민주주의 파괴 행위”라고 비판했다.



당 안에선 이번 사태를 초래한 이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요구도 거세다. 당 후보 선출 결선에서 탈락한 한동훈 전 대표는 “당을 이 지경으로 몰고 간 사람들은 모두 직함을 막론하고 즉각 사퇴하고 제대로 책임져야 한다”며 “친윤 구태정치를 청산하지 못하면 우리 당에 미래는 없다”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함께 경선을 치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대선 경선판을 혼미하게 한 책임을 지고 권영세·권성동과 (단일화를 강하게 밀어붙인) 박수영·성일종은 의원직 사퇴하고 정계 은퇴하라”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선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며 극우적 발언도 서슴지 않은 김 후보가 한 전 총리, 즉 ‘내란 대행’과 본질적으로 무슨 차이가 있냐는 지적도 나온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이제 우리는 단결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냈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종합상황실장은 “김 후보가 반헌정세력의 후보라는 것을 윤석열이 확인해 준 셈”이라고 꼬집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전광준 기자 ligh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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