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맑음 / -1.1 °
조선일보 언론사 이미지

“반납 기한 없어요”… 고속도로 한복판에 생긴 파격 도서관

조선일보 권광순 기자
원문보기
새마을문고 칠곡군지부 ‘책 정거장’ 운영
새마을문고 칠곡군지부 회원들이 경부고속도로 칠곡휴게소 ‘아이사랑도서관’에서 책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이 도서관은 대출과 반납 절차 없이 자유롭게 책을 빌리고 기증할 수 있는 자율 운영 방식으로 운영된다. /칠곡군

새마을문고 칠곡군지부 회원들이 경부고속도로 칠곡휴게소 ‘아이사랑도서관’에서 책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이 도서관은 대출과 반납 절차 없이 자유롭게 책을 빌리고 기증할 수 있는 자율 운영 방식으로 운영된다. /칠곡군


이름도 적지 않고, 반납 기일도 없다. 책을 가져가도 아무도 묻지 않는다. 고속도로 한복판에 이런 도서관이 생겼다. 경북 칠곡군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칠곡휴게소 안에 마련된 ‘아이사랑 도서관’이다.

11일 칠곡군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정식 개관한 이 도서관에는 어린이 도서 3000권이 비치돼 있다. 이 중 절반인 1500권은 새마을문고 칠곡군지부 회원이 직접 기증한 책이다.

이 도서관에선 누구든 책을 꺼내 읽고 가져갈 수도 있다. 다 읽은 책은 다음에 들러 다시 꽂거나 자신이 소장한 책을 대신 두고 가도 된다. 대출 기록도 반납 기한도 없다. 전적으로 고객 자율에 맡긴 방식이다.

새마을문고 칠곡군지부 회원들은 가족 여행길에 잠시 머무는 고속도로 휴게소에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이 도서관을 구상했다고 한다. 회원들은 가정과 아파트 작은도서관 등에서 어린이 도서를 모았고 낡거나 부적절한 책은 제외한 뒤 깨끗하고 유익한 책만 선별해 정리했다. 분류와 진열, 책장 설치까지 모든 과정에 직접 참여했다.

개관 이후에도 도서관 관리는 이어지고 있다. 회원들은 한 달에 1~2회씩 현장을 찾아 책 상태를 점검하고, 새로운 기증 도서를 채워 넣는다. 회원 수는 200여 명에 이르고 최근엔 청소년 자원봉사자들도 함께 힘을 보태고 있다.

도서관이 운영된 지 한 달여가 지나자 가족 단위 이용객들로부터 호평이 이어졌다. 아이들이 책을 읽거나 꺼내는 동안 부모는 잠시 앉아 쉬어가고, 어떤 가족은 책을 몇 권 챙겨 가기도 한다고 한다.


김명신 새마을문고 칠곡군지부 회장은 “고속도 휴게소는 많은 사람이 오가지만 책은 늘 소외된 공간이었다”며 “책 한 권이 아이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생각에 회원들이 힘을 모았다”고 말했다.

고객들의 호응에 한국도로공사 대구경북본부는 이 사업을 하행선 방향과 동명휴게소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책 정거장은 단순한 휴게소 편의시설을 넘어 고속도로라는 독서 사각지대에 문화 공간을 심은 전국 최초의 사례”라면서 “칠곡휴게소를 찾는 수많은 가족에게 배움이 가득한 문화 정류장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권광순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장영란 홍현희 이지혜
    장영란 홍현희 이지혜
  2. 2손흥민 토트넘 잔류
    손흥민 토트넘 잔류
  3. 3김소니아 더블더블
    김소니아 더블더블
  4. 4심형탁 하루 매니저
    심형탁 하루 매니저
  5. 5김설 영재원 수료
    김설 영재원 수료

조선일보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