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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교황 '레오'가 밝힌 교황명에 담긴 뜻... 'AI 발전 경계'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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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인간 존엄성에 새로운 과제 제기"
'프란치스코 교황 잇겠다' 의지도 밝혀
10일 첫 미사 거행 및 추기경단 대화


레오 14세 교황이 바티칸 시노드홀에서 추기경들과 만나 대화하고 있다. 바티칸=바티칸뉴스 AP 연합뉴스

레오 14세 교황이 바티칸 시노드홀에서 추기경들과 만나 대화하고 있다. 바티칸=바티칸뉴스 AP 연합뉴스


제267대 교황으로 선출된 레오 14세가 자신의 교황명을 '레오'로 선택한 이유가 인공지능(AI) 발전 때문이라고 밝혔다. 산업혁명 이후 악화된 노동 인권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한 교황 레오 13세(1878~1903년 재위)처럼 AI가 야기한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데 교회가 적극 관여하겠다는 것이다.

10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레오 14세 교황은 이날 바티칸 시노드홀에서 추기경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8일 교황 선출 이후 추기경들을 한 자리에서 만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이 자리에서 그는 '레오 14세'를 교황명으로 선택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첫 번째 산업혁명에서 사회문제를 다뤘던 레오 13세의 길을 따라가고자 한다. 오늘날 교회는 또 다른 산업혁명이자 인간 존엄성·정의·노동의 수호에 대한 새로운 과제를 제기하는 AI 분야 발전에 대응해 사회 교리의 보물을 모든 사람들에게 제공해야 한다."

교황명은 같은 교황명을 썼던 교황의 발자취를 고려해 본인이 직접 고른다. 레오 13세는 노동 인권 악화를 교회가 관여해야 할 중요한 사회문제로 규정하고 1989년 가톨릭교회 역사상 최초로 사회문제만을 다룬 노동헌장(Rerum Novarum·새로운 사태)을 발표해 현대 가톨릭 사회교리 초석을 놓았다. 여기엔 노동조합 설립 권리 인정 필요성 등이 담겨 있다.

AI로 인한 부작용을 교회가 강하게 경계하겠다는 건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의 길을 따르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해 주요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자체 판단으로 목표물을 추적·공격하는 'AI 킬러 로봇'을 크게 우려하며 "우리는 AI에 대해 인간이 적절히 통제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인간의 존엄성 자체가 여기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국제 조약을 통한 AI 규제 필요성도 역설한 바 있다.

레오 14세 교황(왼쪽)이 10일 바티칸에서 유흥식 추기경과 대화하고 있다. 교황청 관계자 제공

레오 14세 교황(왼쪽)이 10일 바티칸에서 유흥식 추기경과 대화하고 있다. 교황청 관계자 제공


아울러 레오 14세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봉사에 완전히 헌신하고, 절제하고 본질만을 추구하는 삶의 방식을 잘 드러내 주셨다"며 그의 유산을 이어가겠다는 뜻도 분명히 밝혔다. 10일 레오 14세는 이탈리아 로마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당에 마련된 프란치스코 교황 무덤을 참배했다.

레오 14세는 교황 선출을 위한 추기경 비밀 회의인 콘클라베에서 '100표 이상'을 확보하며 교황 선출을 확정지었다고 마다가스카르의 데지레 차라하자나 추기경이 밝혔다. 교황 선출을 위해서는 추기경 선거인단 133표 중 89표 이상을 받아야 하는데 표를 넉넉하게 확보했다는 뜻이다. 유흥식 추기경도 8일 한국 취재진과 만나 "네 번째 투표에서 레오 14세에 표가 확 쏠렸다"고 말했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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