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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흥식 추기경 "콘클라베, 영화와 달라…교황 확정되자 박수치고 난리"

아시아경제 최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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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적이고 친교적인 아름다운 분위기였다”
“개혁·보수 구분 이해 안 돼…인간이 핵심”
제267대 교황 선출을 위한 콘클라베(교황 선출을 위한 추기경단 비밀회의)에 참여한 유흥식 라자로 추기경이 당시의 경험을 공유했다.

유 추기경은 교황 선출 다음 날인 9일(현지시간) 바티칸 성직자부 청사에서 한국 취재진과 만나 콘클라베(교황 선출을 위한 추기경단 비밀회의)에 직접 참여한 경험을 자세히 밝혔다.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인 유 추기경은 한국인 추기경으로는 1978년 10월 이후 약 47년 만에 콘클라베에서 투표권을 행사했다.

그는 "추기경 선거인단 133명 중 3분의 2(89표)를 득표해야 교황이 선출되지 않나. (레오 14세가) 89표를 넘긴 걸로 확인되자 다들 박수 치고 야단이 났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 '콘클라베'에서는 교황 선출 과정이 대단한 투쟁처럼 묘사되고 정치적 야합이 이뤄지는 것처럼 그려지지만, 실제로는 굉장히 형제적이고 친교적이고 아름다웠다"면서 "콘클라베에 참가한 유일한 한국 성직자로서 이를 솔직하게 증언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번 콘클라베는 이틀째인 4차 투표에 새 교황을 선출했다. 유 추기경은 비밀 엄수 서약을 위반하지 않는 선에서 첫 투표부터 마지막 투표까지의 상황을 비교적 상세히 밝혔다.


유흥식 추기경이 9일(현지시간) 교황청 성직자부 청사에서 한국 취재진과 간담회에서 콘클라베 당시 지급된 펜과 문서 바인더 등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흥식 추기경이 9일(현지시간) 교황청 성직자부 청사에서 한국 취재진과 간담회에서 콘클라베 당시 지급된 펜과 문서 바인더 등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 이후 추기경들은 회의를 통해 오늘날 교회가 직면한 문제와 어려움을 얘기했다"며 "누구를 뽑자는 이야기를 직접 하지는 않았지만, 추기경들이 저마다 마음속에서 어떤 사람이 됐으면 한다는 생각을 품고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유 추기경은 "첫 투표에서 몇 분이 두드러지게 표를 얻었고, 두 번째 투표에서 더 좁혀지고, 세 번째 투표에서 확실히 좁혀졌다"면서 "네 번째 투표에 레오 14세 쪽으로 표가 확 쏠렸다. 확 쏠리는 게 제일 좋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새로운 교황 레오 14세가 성 베드로 대성전 '강복의 발코니'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을 때 이를 축복하던 추기경들의 밝은 표정도 화제가 된 바 있다. 유 추기경은 이에 대해 "휴대전화가 있었으면 그 장면을 찍고 싶을 정도로 잔치, 축제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이어 "광장에 엄청난 인파가 모여 있고 태극기도 보이고 함성이 대단했다"면서 "그 모습을 보니 신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또한 유 추기경은 "이번 콘클라베에서 사용한 펜과 추기경단 명부, 교황 선출 과정의 설명서 등을 모두 추억으로 소중히 간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유 추기경은 레오 14세 교황이 개혁과 보수 사이의 중도 성향이라는 언론의 구분 자체가 이해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소수자나 낙태 문제 등에 대해 행위보다는 인간 존중의 관점에서 접근했다"며 "인간 존중이야말로 개혁과 보수라는 이분법을 뛰어넘는 핵심 가치"라고 말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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