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하락에...서학 개미 2주째 매도세, 대기성 자금 늘어

일러스트=정다운

미국 주식에 투자 중인 국내 투자자들이 환율 급락으로 인한 환차손을 피하기 위해 대거 매도세를 보이고 있다.

1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지난 2일부터 8일까지 일주일 동안 미국 주식을 약 9800만달러(약 1370 억 원) 어치 순매도했다. 직전주에도 약 4억원의 순매도세를 보여 2주 연속 매도세를 유지한 것이다.

간접투자 상품인 해외주식형 펀드에서도 자금이 빠져나갔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해외주식형 펀드의 규모는 최근 일주일간 22조7372억원 감소 했다. 국내주식형(-14조2820억원), 국내채권형(-4조7742억원), 해외채권형(-4조9685억원) 등 다른 펀드의 감소세 속에서도 가장 큰 규모다. 특히 해외주식형 펀드 중 북미펀드의 감소분이 13조 988억 원으로 가장 컸다.

이 같은 투자자들 움직임의 배경에는 급격한 환율 하락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증시 자체는 지난달 트럼프 행정부가 상호관세 유예 조치를 취한 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원·달러 환율은 1300원대로 빠르게 하락했다. 주가가 올라도 환율이 떨어지면 주식을 매도했을 때 손해를 보기 때문에 국내 투자자들이 빠른 주식 처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시장은 원·달러 환율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대기성 자금으로 볼 수 있는 머니마켓펀드(MMF)의 규모가 커졌다. MMF는 만기가 짧은 어음 등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보통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질 때 자금 유입이 느는 경향이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8일 기준 MMF 설정액은 224조2044억원으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김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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