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막을 내린 콜드플레이의 내한공연이 친환경 정책으로 주목받았다. 30만 관객 모두에게 플라스틱 생수병 반입을 금지한 것. 사전 공지에도 불구하고 페트병을 들고 온 관객들은 입구에서 제지당했다. 하지만 대다수 관객은 불만보다는 공감을 표했다.
"페트병을 뺏겼지만 기분이 나쁘진 않았어요. 콜드플레이는 환경을 생각해 몇 년간 월드투어를 중단했을 만큼 진심이라는 걸 알았으니까요."
당시 공연에 참석한 한 관객은 "이번 투어에서 태양광 발전으로 전력 일부를 충당하고 스탠딩 구역에 관객들의 운동에너지를 활용한 발전 설비를 도입하는 등 신재생 에너지를 적용했다"며 "친환경에 진심인 아티스트의 팬으로서 가치 있는 일에 동참할 수 있었다"고 했다.
"페트병을 뺏겼지만 기분이 나쁘진 않았어요. 콜드플레이는 환경을 생각해 몇 년간 월드투어를 중단했을 만큼 진심이라는 걸 알았으니까요."
당시 공연에 참석한 한 관객은 "이번 투어에서 태양광 발전으로 전력 일부를 충당하고 스탠딩 구역에 관객들의 운동에너지를 활용한 발전 설비를 도입하는 등 신재생 에너지를 적용했다"며 "친환경에 진심인 아티스트의 팬으로서 가치 있는 일에 동참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번 월드투어에서는 관객들에게 배포한 LED(발광다이오드) 밴드 등을 재사용했다. 관객이 자발적으로 반납하는 방식이었는데, 8일간의 서울 공연 중 하루는 밴드 회수율이 99%에 달하며 서울은 콜드플레이 역대 월드투어 중 가장 높은 회수율을 기록한 도시로 남게 됐다.
이러한 '기후행동형 공연'은 단순한 주최 측의 운영 방식을 넘는 파급효과를 내고 있다. 관객의 태도와 참여 방식까지 변화시키며 '함께 만드는 지속가능한 축제'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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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축제문화, '환경'이 주제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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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에서는 자전거로 전기를 생성하고, 스웨덴 웨이 아웃 웨스트에서는 육류 판매를 중단했다. 글로벌 축제들이 '탄소 발자국 제로'를 향해 달려가는 동안 국내 지역축제 현장도 변하고 있다.
△서울 '제로웨이스트 서울페스타' △강릉 커피축제의 '다회용 컵 대여소' △제주의 '탄소중립 환경축제' △광주 동명동의 '일회용품 없는 커피산책' 등이 그 예다. 축제장에서 스티로폼 그릇이 사라지고 종이컵 대신 다회용컵을, 무대 조명 대신 태양광 부스를 볼 수 있다.
정부의 제도적 지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환경부는 2024년 말 '친환경 지역축제 확산 방안 성과공유회'를 열고 전국 8개 유역·지방환경청의 성과와 계획을 발표했다.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 유역 환경청을 포함해 각 지방환경청은 △다회용기 보급 △일회용품 감축 △시민 참여형 캠페인을 확대해왔다. 앞으로는 온라인 교육과 체크리스트 보급, 탄소중립 포인트 연계지원 등도 강화할 계획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전국 1170개의 지자체 축제 중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경우는 전년 대비 72% 증가해 총 340곳에 달했다. 그 결과 참가자 1인당 발생하는 폐기물 양은 평균 36.7%나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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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기획 기후행동 콘텐츠로 혁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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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와 인식 변화뿐 아니라 문화를 기획하는 주체들의 역할도 중요하죠."
기후 문화 콘텐츠 기업 오마이어스(대표 김대일)는 앞으로의 축제가 단순히 흥행 요소만으로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오마이어스 측은 "이제 축제를 비롯한 문화 행사는 단순 소비의 장이 아니라 지역사회가 지속가능성을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를 묻는 공공의 무대로 바뀌고 있다"며 "기후위기 대응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며 축제 현장은 그 의지를 실천하는 현장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작은 행동이라도 사람들이 함께 참여하고 기억할 수 있어야 진짜 변화로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오마이어스 측은 2024년 회사가 광화문 광장에서 개최한 '기후공명 콘서트'를 상징적 예로 꼽았다. '이제는 우리가 기후에게 대답할 차례'라는 슬로건으로 김문정 음악감독, 한원석 설치예술가와 수많은 시민이 함께 기후위기 메시지를 만드는 프로젝트로 진행됐다.
회사 관계자는 "중요한 것은 단기적 흥행이 아니라 장기적 신뢰와 의미"라며 "앞으로 축제의 혁신은 얼마나 창의적이냐가 아니라 얼마나 지역사회와 환경에 책임을 다하고 있는가로 평가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자체와 문화 기획자들의 선택은 그 지역에서 나아가 대한민국의 지속가능성을 결정짓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번의 화려한 무대보다 일상의 변화를 이끄는 작은 실천이 더 큰 울림을 줄 수 있다는 걸 많은 사람이 기억해주길 바랍니다."
2024년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기후위기 대응 음악회 '기후공명 콘서트'/사진제공=오마이어스 |
이유미 기자 you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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