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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임 교황이 피했던 붉은 제의…레오 14세 행보의 세 가지 시그널

머니투데이 이영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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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권 옹호한 레오 13세 이름 따… 미국 출신 불구 이탈리아어 연설
붉은색 장식 올린 교황복, '새로운 교황' 시사…"모든 이에게 평화를"

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 새 교황이 8일(현지시간) 첫 미국인 출신으로 제267대 교황에 선출된 뒤 즉위 명 '레오 14세'로 바티칸의 성 베드로 대성당의 발코니에 나와 인사를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 새 교황이 8일(현지시간) 첫 미국인 출신으로 제267대 교황에 선출된 뒤 즉위 명 '레오 14세'로 바티칸의 성 베드로 대성당의 발코니에 나와 인사를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제267대 교황으로 선출된 레오 14세가 성 베드로 대성전 '강복의 발코니'에 처음 등장한 순간부터 어떤 교황이 될지 보여주는 세 가지 단서를 제시했다고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첫 번째 단서는 그가 선택한 즉위명이다. 교황들은 즉위명을 선택할 때 자신이 지향하는 가치를 담기에 교황의 차기 행보를 암시하는 중요한 시그널로 읽힌다.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의 즉위명은 부를 거부하고 가난한 사람들을 돌봤던 12~13세기 이탈리아의 수도자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에서 따왔다.

레오 14세 교황은 1878년부터 1903년까지 재임한 256대 교황 레오 13세의 이름을 선택했다. 레오 13세는 재임 기간 대부분을 노동자의 권리 옹호에 쏟았으며 공정한 임금, 안전한 근무조건, 노동조합 가입권을 위해 목소리를 냈다. 예수회 주석가 토마스 리스 목사는 로이터에 "새 교황이 레오 14세라는 이름을 선택함으로써 교회의 사회 교육에 헌신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두 번째 단서는 그가 선택한 언어와 단어다. 미국 출신인 그는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군중에게 한 첫 연설에서 영어가 아닌 교황청 언어인 이탈리아어로 말했다. 페루에서 함께 지낸 공동체에 인사를 건네기 위해 잠시 스페인어를 사용하기도 했지만, 미국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의 첫 연설 일성은 "모든 이에게 평화를"이었다. 로이터는 그의 첫 메시지가 "가톨릭 신자들에게 축복할 때 자주 사용하는 말이지만, 갈등으로 갈라진 세상에 평화를 기원하는 즉각적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무장해제된 평화"라는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우크라이나와 중동 등 전 세계 여러 지역에서 벌어지는 분쟁의 종식을 기도했다.

레오 14세 교황이 로버트 프란시스 프레보스트 추기경이던 3월3일(현지시간) 바티칸시국 성 베드로 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건강 기원 묵주기도를 인도하고 있다. /AP=뉴시스

레오 14세 교황이 로버트 프란시스 프레보스트 추기경이던 3월3일(현지시간) 바티칸시국 성 베드로 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건강 기원 묵주기도를 인도하고 있다. /AP=뉴시스


레오 14세 교황은 연설에서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의 메시지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용감한 목소리가 아직도 우리 귀에 들린다"며 "제가 몇 주 전 프란치스코 교황이 했던 것과 똑같은 축복을 드려도 되겠냐"고 군중에게 허락을 구했다. 이어 "하느님은 우리를 사랑하시고 모든 사람을 사랑하시니 악은 이기지 못할 것이다. 우리는 하느님의 손안에 있다"라는 전임 교황의 마지막 연설 일부 내용을 반복해서 말했다.


세 번째 단서는 그의 옷차림이다. 그는 교황을 상징하는 흰색 수단 위에 전통적인 붉은색 장식을 올린 교황복을 입었다. 2013년 교황으로 선출된 첫날을 포함해 임기 내내 모든 장식을 거부했던 프란치스코 교황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로이터는 "레오 14세 교황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전통을 따르지만, 자신이 새롭고 다른 교황임을 시사했다"고 해석했다.

레오 14세 교황은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 추기경(69)이었으며, 지난달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후계자를 뽑는 콘클라베 둘째날인 8일 전 세계 추기경들에 의해 새 교황으로 선출됐다. 미국 출신 최초 교황이지만, 페루 빈민가에서 20년 동안 사목활동을 해 페루 시민권도 얻었다. 전임자인 프란치스코 교황의 측근으로 활동하며 일부 사회 문제에 진보적 입장을 보였으나 전반적으로 중도·온건 성향으로 알려졌다.

이영민 기자 letsw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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