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는 사랑스러울 정도로 아름다울 뿐 아니라, 특별한 사건이없는 한 우리에게 마음의 고요를 허락하는 곳이기도 하다.
”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중에서
인도 카슈미르를 여행한 적이 있다. 델리에서 소위 로컬 버스를 타고 떠난 험난한 여행길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좁은 도로 아래로 추락한 차들의 잔해가 보일 때는 오금이 저렸고, 빙하에서 발원하는 회색빛 강물의 박력에는 입이 떡 벌어졌다. 그렇게 찾아간 카슈미르는 아직도 기억 속에 가장 ‘높은 곳’으로 우뚝 남아 있다. 카길에서 본 밤하늘은 그야말로 별의 물결이었고, 스리나가르의 호수는 어딘가 잘못된 게 아닐까 싶을 만큼 평화로웠다. 하지만 아니나 다를까, 그곳을 떠나자마자 테러가 발생했다는 뉴스를 들었다. 사람이 죽었다고 했다. 왜 우리는 지구를 그냥 아름다운 곳으로 내버려 두지 못하나. 카슈미르를 떠난 뒤 뒤늦게 맡은 피 냄새가 아직도 가시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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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유원 시인·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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