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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사마을' 철거 시작…사라지는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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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 '백사마을'이 오늘(8일)부터 철거에 들어갔습니다. 60년대 도심개발에 밀려난 철거민들의 마을,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이 촬영된 곳이기도 한데, 이제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됩니다.

김지윤 기자가 마지막 모습을 전해드립니다.

[기자]

크레인이 움직이자 녹슨 지붕과 돌담이 무너져 내립니다.

서울 마지막 달동네로 불리는 노원구 백사마을이 오늘 철거에 들어갔습니다.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의 촬영지가 됐던 마을 초입의 식당은 40년 넘게 한 자리를 지켜오다 최근 철거를 앞두고 이사했습니다.

식당 사장 이명순 씨는 다섯 겹으로 때워진 양철지붕을 보면 사람들로 북적이던 골목길이 떠오르고,

[이명순/백사마을 식당 사장 : 우리 집에 와서 여기 앉아서 맨날 막걸리 먹고 앉아서 의자 놓고 얘기했는데…]


치열했던 젊은 날 생각에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합니다.

[이명순/백사마을 식당 사장 : 우리 애들도 와서 어렸으니까, 밥을 내가 집에서 못해주잖아. 밥을 먹으려 하면 식탁이 부족하니까 먹다가 쫓겨난 거야. 너네 그만 먹고 가라고 쫓아내지. 손님들 받으려고. 그런 시절이 있었어.]

이달 말 문을 닫는 떡집 사장 이식례 씨는 60년 전 마을에 터를 잡았습니다.


매일 새벽 3시면 나와 떡을 짓고 자녀들을 키우다 보니 어느새 여든 셋의 나이가 됐습니다.

[이식례/백사마을 떡집 사장 : (이사 갈 때) 서운했지. 오늘도 가서 집을 가서 보고 왔어. 이런 데서 살다가 아파트 가니까 사람들 구경도 못 하고…]

40년 전 상경한 추유진 씨는 백사마을에서만 세 번을 이사하며 꿈을 키웠습니다.

[추유진/백사마을 주민 : 큰 애랑만 살 때는 세로 살았던 거고 여기 갈 때는 내가 집을 사 가지고 간 거지. 공장했었지 공장. 의류공장.]

아이들과 드나들던 가게부터 이웃 이름까지 생생히 떠오릅니다.

[추유진/백사마을 주민 : 여기는 옛날 한복가게 했던 집. 여기는 약국 했었지.]

이들에게 백사마을은 애환과 꿈이 서린 고향입니다.

[추유진/백사마을 주민 : 지금 생각하니까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 좋은 환경으로 갔었어야 되는 건데. 이제 살다 보니까 고향 같아서 못 떠나는 거지.]

아파트 단지로 뒤바뀌는 마을은 이제 주민들의 기억 속에 영원히 남게 됐습니다.

[영상취재 정상원 이완근 / 영상편집 김지우 / 영상자막 장재영]

김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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