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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치아에 펼쳐진 한국 대표 조경가 정영선의 ‘멋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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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현지시각)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정영선 조경가(왼쪽)와 영국의 건축 거장 데이비드 앨런 치퍼필드가 만나 반갑게 손 맞잡고 정담을 나누고 있다. 노형석 기자

7일(현지시각)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정영선 조경가(왼쪽)와 영국의 건축 거장 데이비드 앨런 치퍼필드가 만나 반갑게 손 맞잡고 정담을 나누고 있다. 노형석 기자


“아름답습니다! 정말 아름답습니다!”



2년 전 프리츠커상을 받은 영국의 세계적인 건축 거장 데이비드 앨런 치퍼필드(72)는 이탈리아 베네치아 옛 건물 속 한국 정원 풍경을 보면서 감탄을 연발했다. 7일(현지시각) 오후 베네치아 산마르코아트센터 2층에서 개막한 한국 1세대 조경예술가 정영선(84) 작가의 개인전 현장. 치퍼필드는 정 작가를 포옹한 뒤 손 맞잡고 정담을 나눴다. 2014~2017년 자신의 대표작 중 하나인 서울 용산 아모레퍼시픽 사옥을 건립할 때 중정 등의 조경 분야에서 협업했던 두 사람이다. 산마르코아트센터는 산마르코광장을 둘러싼 르네상스 시대의 회랑건물 프로쿠라티에(세계유산)에 들어선 전시 공간. 치퍼필드가 지난 수년간 전시장 리모델링 프로젝트를 진행해 새롭게 들어선 공간에서 아시아 여성 조경가로는 처음 대규모 유럽 전시를 차리는 것이라 의미가 남달랐다.



7일 개막 행사와 함께 취재진에 공개된 ‘이 땅에 숨 쉬는 모든 것을 위하여: 정영선과 협업자들’의 전시공간 일부분. 서울 여의도 샛강 생태공원과 선유도 공원의 조경 콘셉트를 설명하는 다섯번째 주제(‘하천 풍경과 생태의 회복’)의 방이다. 창밖으로 산마르코광장을 둘러싼 유명한 회랑건물인 프로쿠라티에의 창과 건물 윤곽이 보인다. 노형석 기자

7일 개막 행사와 함께 취재진에 공개된 ‘이 땅에 숨 쉬는 모든 것을 위하여: 정영선과 협업자들’의 전시공간 일부분. 서울 여의도 샛강 생태공원과 선유도 공원의 조경 콘셉트를 설명하는 다섯번째 주제(‘하천 풍경과 생태의 회복’)의 방이다. 창밖으로 산마르코광장을 둘러싼 유명한 회랑건물인 프로쿠라티에의 창과 건물 윤곽이 보인다. 노형석 기자


치퍼필드는 “많은 조경 디자이너들이 디자인 자체를 보여주려고 애쓰는데, 정 선생의 정원은 조용하게 가장 자연스러운 풍미를 선보이는 자연예술을 펼치기에 더욱 아름답다”며 “지금 내가 스페인 갈리시아 지방에서 작업 중인 정원 프로젝트보다 훨씬 좋다”고 추어올렸다.



이날 공개된 ‘이 땅에 숨 쉬는 모든 것을 위하여: 정영선과 협업자들’ 전시 공간은 지난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국내 조경가로는 처음 전시를 열어 큰 주목을 받았던 그의 개인전을 새롭게 재구성한 것이다. 전시는 모두 7개의 주제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경춘선 숲길과 광화문 광장 조경 계획 등을 담은 첫 주제 ‘패러다임의 전환, 지속가능한 역사 쓰기’를 시작으로 1986년 아시안게임선수촌아파트와 1993년 대전엑스포의 공원 공간, 서울 여의도 샛강 생태공원, 한강 선유도 공원, 경기 용인 호암미술관 희원, 서울아산병원 녹지 공간, 뉴욕 원다르마 센터 명상 공간 등 주요 작품들을 도시공간, 정원의 재발견, 하천 생태 등의 열쇳말로 엮고 꿴 7개의 주제 방들이 이어진다.



산마르코아트센터에 차린 정영선 조경가의 순회 개인전 현장. 노형석 기자

산마르코아트센터에 차린 정영선 조경가의 순회 개인전 현장. 노형석 기자


여의도 샛강 생태공원과 선유도 공원의 조경 콘셉트를 설명하는 다섯번째 주제(‘하천 풍경과 생태의 회복’) 방에 들어가니 창밖으로 보이는, 산마르코광장을 둘러싼 프로쿠라티에 건물의 창과 건물 윤곽이 정 작가의 푸른 서울 도시조경 공간 작품들과 색다른 대비를 이루고 있었다. 특히 이번 순회 개인전에선 바닥을 파고 아카이브 자료를 배치한 뒤 투명 유리창을 둘러 내려다보게 했던 서울 전시와 달리, 7~8개 전시장을 관통하는 옛 문들 사이 30여m 공간을 작가의 50년 조경 작업 흐름을 담은 거대한 연속 아카이브 진열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도면이나 스케치 같은 관련 아카이브 분량은 줄였지만, 전시 콘텐츠를 명확한 주제별 영역에 따라 말끔하게 압축하고, 고풍스러운 전시장의 시각적 효과와도 어울리게 재구성했다.



전시장에서 만난 정영선 작가. 그의 옆으로 1993년 대전엑스포 당시 공원의 조경 계획도가 창밖의 산마르코광장 회랑건물을 배경으로 걸려 있다. 노형석 기자

전시장에서 만난 정영선 작가. 그의 옆으로 1993년 대전엑스포 당시 공원의 조경 계획도가 창밖의 산마르코광장 회랑건물을 배경으로 걸려 있다. 노형석 기자


1993년 대전엑스포 당시 공원의 조경 계획도가 창밖의 산마르코광장 회랑건물을 배경으로 내걸린 공간을 바라보면서 정 작가는 “당시 청와대 대통령실에 매일 진척 상황을 보고할 정도로 급박하게 일했던 기억이 난다”며 “이제 과거의 세계사가 그대로 남은 베네치아의 역사적 건물에서 아직도 세계인에게는 생소한 한국의 정원 예술을 온전하게 알릴 수 있게 돼 새롭고 뿌듯한 감회를 느낀다”고 털어놓았다. 전시는 7월13일까지.



‘세계화의 시대, 한국의 도시 경관’을 담은 두번째 주제 공간의 전시물 일부. 정영선 조경가가 1993년 대전엑스포 당시 구상했던 엑스포공원의 조경 계획도가 창밖의 산마르코광장 회랑건물(프로쿠라티에)을 배경으로 걸려 있다. 노형석 기자

‘세계화의 시대, 한국의 도시 경관’을 담은 두번째 주제 공간의 전시물 일부. 정영선 조경가가 1993년 대전엑스포 당시 구상했던 엑스포공원의 조경 계획도가 창밖의 산마르코광장 회랑건물(프로쿠라티에)을 배경으로 걸려 있다. 노형석 기자


베네치아/글·사진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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