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교황을 뽑는 추기경단의 비공개 투표 콘클라베가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에서 7일(현지 시각) 시작된다. 전 세계 80세 미만 추기경이 바티칸에 모여 3분의 2 이상 득표하는 인물이 나올 때까지 투표를 거듭한다. 사진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출된 2013년 3월 콘클라베에 앞서 추기경들이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미사를 올리는 모습./게티이미지코리아 |
전 세계 14억 가톨릭 신자들을 이끌 교황을 뽑는 추기경단의 비밀투표 회의 ‘콘클라베’가 7일 바티칸의 시스티나 성당에서 막을 올렸다. 지난달 21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한 지 16일 만이다.
전 세계 70국 출신의 80세 미만 추기경 133명은 이날 오전 성베드로 성당에서 열린 ‘교황 선출을 위한 미사’에 참석하는 것으로 콘클라베의 시작을 알렸다. 콘클라베를 통해 교회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 교황이 뽑히기를 기원하는 수백 년 전통의 행사다. 추기경과 성직자들뿐만 아니라 일반 신도들도 참석한다.
추기경단 단장 자격으로 이 미사를 집전한 조반니 바티스타 레 추기경은 강론에서 “어렵고 복잡한 역사적 전환점에서, 교회와 인류가 필요로 하는 교황이 선출되기를 기도하자”고 했다. 또 “오늘 투표에 나설 추기경들은 교회와 인류의 선익만을 마음과 정신에 새기고, 모든 개인적 고려를 접어야 한다”고 했다.
콘클라베가 열리는 시스티나 성당엔 제단을 중심에 두고 긴 ‘ㄷ’ 자 모양으로 탁자와 의자가 놓였다. 추기경들이 서로 마주 보고 앉을 수 있는 구조로, 추기경들은 이름표를 따라 정해진 자리에 앉게 된다. 자리마다 콘클라베의 규칙이 자세히 적힌 1996년 사도 헌장과 콘클라베 전례 지침서가 올라갔다. 제단 뒤편에는 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 벽화가 있다.
투표에서 누가 몇 표를 얻었는지를 포함, 콘클라베에서 벌어진 모든 일은 일절 불문에 부쳐진다. 추기경들은 콘클라베 기간 휴대전화 등 외부와 접촉 가능한 모든 수단이 금지된다. 신문·라디오·TV 등을 통해 외부 소식을 접할 수도 없다. 교황청은 7일 오후부터 바티칸 내 휴대전화 기지국의 기능을 부분적으로 일시 정지하는 조치도 했다.
콘클라베에선 한 후보가 3분의 2 이상(이번 콘클라베는 최소 89명)을 얻을 경우 교황으로 선출된다. 선출자가 없을 경우 투표는 여러 날에 걸쳐 반복될 수 있다.
투표 결과는 시스티나 성당의 굴뚝에서 나오는 연기로 알린다. 검은 연기는 선출 실패, 흰 연기는 선출 성공이다. 셋째 날까지 교황이 선출되지 않으면 넷째 날은 하루 휴식 후 다섯째 날부터 다시 투표에 나선다.
콘클라베에 참여하는 추기경들은 바티칸 내 ‘산타 마르타의 집’에서 머문다. 이동은 외부 노출을 막기 위해 차량으로 한다. 코리에레델라세라 등 이탈리아 매체들은 “최근 선례를 볼 때 이르면 둘째 날, 늦어도 셋째 날에는 교황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고 이날 전했다.
앞서 추기경단은 전날 오후 열린 마지막 일반 회의에서 차기 교황의 자격에 대한 의견 교환을 했다. 총 26명의 추기경이 ‘3분 발언’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전쟁과 분열의 시대를 맞아 자비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인류의 상처를 보듬을 수 있는 교황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이탈리아 매체들은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