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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흘 남았는데 단일화 '빈손'... 김문수-한덕수 8일 다시 만나기로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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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여 분 동안 독대했지만 성과 없어
韓, 金 협상 상대로 인정 안 해 '평행선'
초조해진 지도부, 단일화 로드맵 압박
양측 일단 추가 회동하기로 뜻 모아


한덕수(왼쪽) 전 국무총리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7일 서울 종로구 한 음식점에서 단일화 논의 전 인사를 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한덕수(왼쪽) 전 국무총리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7일 서울 종로구 한 음식점에서 단일화 논의 전 인사를 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7일 후보 단일화 담판에 나섰지만 서로 얼굴만 붉힌 채 헤어졌다. 김 후보가 단일화 방식을 제안했으나 한 전 총리는 당의 방식을 따르겠다고 버티면서 협상은 진척되지 않았다. 사실상 김 후보를 협상 대상으로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한 전 총리가 협상 시한으로 밝힌 11일까지는 불과 나흘 남았다. 단일화 전망이 한층 불투명해진 만큼 당 지도부는 김 후보 공개 압박에 나섰다. 단일화 찬성 비율이 압도적인 전 당원 조사 결과를 공개하고, 김 후보 동의를 얻기 전 8일부터 TV토론 등 단일화 절차를 실시할 계획을 밝히며 최후통첩을 날렸다. 권성동 원내대표 단식 농성 카드도 꺼내 들었다. 다만 김 후보가 8일 오후 4시 추가 회동을 제안한 데 대해 한 전 총리 역시 잠정 동의하면서 극적 타결의 불씨는 남아 있다.

70여 분 동안 단독 회동했지만 빈손


김 후보와 한 전 총리는 이날 오후 6시부터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만나 75분간 배석자 없이 만찬 회동을 했지만 성과 없이 끝났다. 서로 덕담을 건네며 화기애애했던 초반의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 한 전 총리는 먼저 굳은 표정으로 빠져나왔다. 한 전 총리 측 이정현 대변인은 "특별히 합의된 사항은 없다"고 했다.

김 후보도 회동 직후 취재진과 만나 "의미 있는 진척이 없었다,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결렬 배경에 대해 "제 나름대로 생각하는 단일화 방안에 대해 말씀드렸는데, 한 후보님는 '아까 한 기자회견문 그대로다, 거기서 조금도 보태거나 진척할 것은 없다, 모든 것은 당에 다 맡겼다'는 말씀을 확고하게 반복적으로 했다"며 "그러니 대화가 조금 어려웠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등록 할 생각도 없는 분(한 전 총리)을 누가 끌어냈느냐, 서로 대화할 기회를 막아놓은 사람이 누구냐"며 당 지도부를 성토하기도 했다.

앞서 한 전 총리는 회동 1시간 30분 전쯤 여의도 대선캠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단일화 조건에 대해 "국민의힘이 알아서 정하면 된다, 아무런 조건 없이 응하겠다, 이것이 저의 원칙"이라고 덧붙였다. 11일까지 단일화가 안 되면 이번 대선에서 불출마하겠단 것이다. 이와 관련, 김 후보는 "'11일이 지나면 (단일화 협상 타결 없이도) 자동으로 단일화가 되는 것이냐'고 물으니 (한 전 총리가) '그렇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권영세(오른쪽)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5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권영세(오른쪽)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5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문수, 한덕수 아닌 당 지도부를 협상 상대로


단일화 협상이 첫 단추부터 꼬인 데는 협상 주도권을 둘러싼 양측의 셈법이 엇갈린 탓이 크다. 김 후보는 당헌·당규상 당무 우선권을 가진 자신이 단일화를 주도하며 방식도 제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한 전 총리는 협상 대상은 김 후보가 아닌 당 비대위 지도부란 점을 못 박고 있다. 김 후보와 당 비대위가 단일화 방식을 두고 입장 차가 큰 상황에서, 양측의 협상이 공전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단일화 방식에 대한 양측의 입장 차도 확연하다. 김 후보는 지난 5일 입장문을 내고 한 전 총리,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 이낙연 새로운미래 상임고문 등을 포괄하는 '원샷 단일화'를 제시했다. 반면 한 전 총리는 김 후보와의 일대일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를 선호한다. 원샷 방식은 11일 전 단일화가 어렵다는 이유다. 서로 평행선을 달리면서 세부적인 단일화 방안은 다뤄지지도 않았다고 한 전 총리 측 이 대변인은 전했다.

지도부 의총 열어 강제 단일화 절차 추진


회동이 빈손으로 끝나며 11일 전 단일화에 사활을 건 당 지도부는 김 후보 압박 수위를 높였다. 당장 이날 오후 9시 의원총회를 열고 전 당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단일화 찬반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해 김 후보 압박에 나섰다. 응답자 중 약 87%가 조속한 단일화에 찬성한다는 내용이다. 단일화 찬반 여론조사에 대해 김 후보는 앞서 "당의 화합을 해친다"며 당무 우선권을 발동해 막았으나 당 지도부가 밀어붙였다. 8일 회동도 빈손으로 끝나면 당장 당일부터 TV토론을 실시하고, 직후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 투표를 실시하는 단일화 로드맵도 후보들에게 전달하기로 했다. 당 대선 후보 동의 없는 단일화 절차 진행은 헌정 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다. 이에 대해 신동욱 당 수석대변인은 "당이 단일화에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지 않느냐"며 "(투표에서 누가 이길지 모르는 만큼) 특정 후보로 바꾸겠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나광현 기자 nam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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