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AP/뉴시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기독민주당(CDU) 대표가 23일(현지 시간) 독일 연방의회 총선이 끝난 후 베를린 당사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발언하고 있다. 이날 출구 조사 결과 중도보수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이 제1당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2025.02.24. /사진=민경찬 |
프리드리히 메르츠 기독민주당 대표가 간신히 독일 총리로 선출됐다. 메르츠 신임 총리는 첫 번째 투표에선 과반 확보에 실패했지만 2차 투표에서 가까스로 과반을 획득하는 데 성공했다.
6일(현지 시간) 로이터 및 AFP통신에 따르면 독일 연방하원에서 치러진 2차 총리 선출 투표에서 메르츠는 전체 630표 중 325표를 얻었다. 가결 기준은 재적 과반인 316표다. 메르츠 신임 총리는 취임 소감으로 "매우 유럽적인" 지도자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유럽 의회에서 일하면서 많은 영향을 받았고, 오늘날까지 저에게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이날 오전에 치러진 1차 투표에서 메르츠는 전체 630표 중 310표를 받는데 그쳤다. 반대는 307표에 달했고 기권 3표, 무효 1표였다. 독일 총리 후보가 1차 투표를 통과하지 못한 것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메르츠의 기독민주당(CDU)을 비롯해 기독사회당(CSU)과 사회민주당(SDP) 등 3개 연정 의석 수가 모두 328표에 이르는데도 1차 투표에서 과반을 획보하지 못했다는 것은 최소 18표가 이탈했다는 뜻이다.
독일에서는 신임 총리가 취임하려면 의회 신임 투표를 거쳐야 한다. 다만 의회 투표는 집권당이나 연정의 사전 합의를 형식적으로 확인하는 절차로 여겨진다. 때문에 메르츠가 무난히 과반을 얻어 총리에 취임할 것으로 예상됐다.
외신들은 일제히 이번 결과가 '전례 없는 예상 밖 전개'라고 설명했다. 개표 상황을 생중계하던 현지 방송 진행자들조차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AP통신은 "메르츠 대표가 참담한 패배를 겪었다"고 평가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 또한 메르츠 대표가 "굴욕적인 좌절을 겪었다"고 평가했다.
결국 오후에 치러진 2차 투표에서도 메르츠에 대한 찬성표가 연정 의석수(328석)에 못 미치는 만큼 새 정부의 국정운영 동력이 약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ING의 글로벌 거시경제 책임자인 카르스텐 브르제스키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오늘의 사건들은 차기 정부가 투자와 개혁에 대한 높은 기대를 충족시키기 어려울 것이란 점을 뼈저리게 일깨워준다"며 "메르츠와 그의 정부는 이제 각 정당의 지지를 확보하는 동시에 경제력을 회복해야 한다는 엄청난 과제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김하늬 기자 hone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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