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흐림 / -0.1 °
한겨레 언론사 이미지

김문수, 단일화 압박 당 지도부에 불만…“날 끌어내리려 해”

한겨레
원문보기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뒷모습 보이는 이)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뒷모습 보이는 이)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와 국민의힘은 6일, 한덕수 무소속 후보와의 단일화 문제를 두고 이틀째 강경 대치를 이어갔다. 국민의힘은 전당원 투표, 즉 단일화 찬성 의견이 압도적인 ‘당심’을 무기로 김 후보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이에 김 후보는 일정 중단에 이어 지도부 해체 가능성 경고, 당무우선권 발동 순으로 강도를 높여가며 물러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후보 등록 마감(11일) 전까지 단일화를 원하는 당과, 주도권이 자신에게 있다며 시간끌기에 나선 김 후보의 거친 충돌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포문은 김 후보가 열었다. 그는 이날 오전 입장문에서 “(8~11일과 10~11일 가운데 하루씩 소집한)전국위원회와 전당대회는 당헌·당규 개정을 위한 절차로 판단된다”며 “정당한 대통령 후보인 나를 강제로 끌어내리려는 시도”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를 열어, ‘신속한 단일화’ 약속을 지키지 않는 김 후보를 비판했다. 발언한 의원들은 대체로 “경선 때 한 후보와 단일화를 약속해 후보가 돼놓고, 왜 약속을 지키지 않느냐”고 성토했다고 한다. 다만 “김 후보가 마음이 많이 상했다고 하니, 감정을 건드리지 말고 대화하는 게 낫지 않겠냐”는 의견도 나왔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전 당원 단일화 찬반 투표’ 실시 계획을 알렸다.



그 사이, 경선 때 김 후보 캠프에 있던 김대식(초선)·엄태영(재선) 의원은 경북 경주를 방문 중이던 김 후보를 찾아가 “초·재선 74명 대표로 왔다. 의총에서 김 후보 입장을 (단일화 즉각 착수로) 바꿀 계기를 마련해야겠다는 마음을 전달하려고 왔다”고 했다. 권영세 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후 행선지인 대구로 가겠다고 통보했다. 그러자 김 후보는 “이럴 거면 왜 경선을 세차례 했는지 모르겠다. 지금 시점부터 후보로서 일정을 중단하고, 서울로 돌아가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일정 중단을 선언했다.



권 위원장과 권 원내대표는 김 후보를 찾아가려고 케이티엑스(KTX)에 올랐지만, 도중에 대전에서 발길을 돌렸다. 국민의힘은 이날 저녁 다시 의총을 열어 대응 방안을 논의했지만, 김 후보는 참석하지 않았다. 박형수 원내수석부대표는 저녁 의총 뒤 기자들과 만나 “내일 적절한 시간에 의총을 열어, 김 후보 얘기를 들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의 주장을 직접 듣는 모양새를 취하면서 단일화 신속 추진을 설득하겠다는 취지다.



당 지도부는 김 후보의 의총 참석을 요청하려고 했지만, 김 후보 쪽은 연락을 받지 않았다. 이에 권 원내대표와 김기현·박덕흠 의원이 직접 서울 봉천동 김 후보 자택 방문하려 했으나 불발됐다.



그 대신 김 후보는 “당무우선권은 대선 후보의 전권 행사다. 김 후보는 비대위 해체 권한도 있다”고 한 홍 전 시장 인터뷰를 페이스북에 공유하며 뜻대로 되지 않을 경우 지도부 해체 카드도 쓸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홍 전 시장은 2017년 당대표 때 후보의 당무우선권 제도를 만들었다. 김 후보는 이어 다시 입장문을 내어 한덕수 후보와 7일 독대한다고 밝혔다. 또 단일화 찬반 전당원 투표 중단을 요구하고 “이 시각부터 단일화는 전적으로 후보가 주도한다”는 등 당무우선권을 발동해 ‘김문수 후보 중심 당’을 천명했다.



지도부도 물러서지 않았다. 권 원내대표는 “내일 만나서 단일화 합의가 이뤄지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당원들 뜻이 어딨는지 확인하는 것은 당 운영에 필요하다고 생각해 그대로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당무우선권을 두고도 “(2017년 이후) 당헌·당규가 개정됐는데, 홍 전 시장이 잘 모르고 잘못된 주장을 한 것”이라며 “비대위는 누가 당대표가 되든 해체할 권한이 없다”고 반박했다.



김문수·한덕수 단일화 시한별 차이점

김문수·한덕수 단일화 시한별 차이점


‘11일 전 단일화’에 사활을 걸고 있는 당 지도부는 7일 김·한 후보의 독대에서 단일화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전 당원 투표 결과를 토대로 다시 김 후보를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당 지도부는 현재 지지율이 더 높은 한 후보로 단일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만약 후보 등록일을 넘겨 한 후보로 단일화하면 국민의힘 기호 2번을 쓸 수 없을뿐더러, 당이 선거 비용을 지원하더라도 국고에서 보전받을 수가 없다.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전날 긴급 의총에서 “11일 이후에 한 후보가 이기면 우리는 돈을 써도 보전을 못 받는다. (단일화 후보지만 무소속인 한 후보 지원에) 580억원을 쓰고 못 돌려받기 때문에 (당은) 파산”이라고 말했다.



선관위에 후보 등록을 하려면 정당의 당인과 당대표 직인이 찍힌 추천서를 내야 하는데, 당 지도부가 11일까지 단일화를 밀어붙이려고 김 후보의 등록에 협조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즉 2016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에서 벌어진 ‘옥새 파동’이 재연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김 후보는 지도부 해체 시도로 맞설 수 있다.



윤희숙 여의도연구원장은 페이스북에 “(단일화) 판이 깔렸는데도 김 후보가 참여하지 않는다면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일각에선 김 후보가 계속 단일화를 미적댈 경우 당헌·당규를 개정해 후보를 교체하는 ‘플랜 비(B)’도 거론된다. 하지만 후보 등록 마감일을 넘기면 아무 소용 없는 일이라 현실성이 떨어진다. 당 관계자는 “당헌·당규를 개정해 김 후보를 끌어내릴 순 있지만, 그건 대선이 망하는 길이라 선택할 수 없다는 걸 김 후보도 알고 버티는 게 아니겠냐”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경주/전광준 기자 light@hani.co.kr



▶▶한겨레는 함께 민주주의를 지키겠습니다 [한겨레후원]

▶▶민주주의, 필사적으로 지키는 방법 [책 보러가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임종훈 신유빈 우승
    임종훈 신유빈 우승
  2. 2월드컵 멕시코전 티켓
    월드컵 멕시코전 티켓
  3. 3변요한 티파니 결혼
    변요한 티파니 결혼
  4. 4정준하 바가지 논란
    정준하 바가지 논란
  5. 5강원 대설주의보
    강원 대설주의보

한겨레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