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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한 국보’에 빠진 2030… 뮷즈, 이건희 컬렉션과 함께 미국 간다

조선일보 허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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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박물관 상품 ‘뮷즈’ 38종
美 최대 亞 전문 미술관서 선보여
11월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에 동행
국립박물관 상품 '뮷즈'. 위는 대표 상품인 반가사유상 미니어처. 아래는 왼쪽부터 취객 선비 3인방 변색잔 세트, 인왕제색도 접이식 부채, 청자 자수 파우치. /국립박물관문화재단

국립박물관 상품 '뮷즈'. 위는 대표 상품인 반가사유상 미니어처. 아래는 왼쪽부터 취객 선비 3인방 변색잔 세트, 인왕제색도 접이식 부채, 청자 자수 파우치. /국립박물관문화재단


문화유산을 활용해 만든 국립박물관 상품 ‘뮷즈’(뮤지엄과 굿즈를 합친 단어)가 이건희 컬렉션과 함께 미국으로 진출한다. 미국 최대 아시아 전문 미술관인 워싱턴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미술관(NMAA)에서 11월 개막하는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을 위해서다.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은 6일 “스미스소니언 측과 협의해 국보 ‘인왕제색도’, 고려청자, 달항아리 등 이건희 컬렉션의 주요 작품을 모티브로 만든 뮷즈 38종을 전시 기간 내내 현지에서 선보인다”고 밝혔다.

인왕제색도 접이식 부채. 11월 미국 워싱턴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미술관에서 개막하는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에 나간다.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인왕제색도 접이식 부채. 11월 미국 워싱턴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미술관에서 개막하는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에 나간다.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청자 자수 파우치. 미국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미술관에서 열리는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에 나간다.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청자 자수 파우치. 미국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미술관에서 열리는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에 나간다.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이건희 컬렉션의 해외 순회전은 NMAA를 시작으로 2026년 시카고미술관, 영국 대영박물관으로 이어진다. 뮷즈도 여정을 함께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국보가 ‘힙한’ 디자인 상품으로 재탄생해 해외 미술관을 순회하는 것. 우선 NMAA행 비행기를 타는 뮷즈 38종에는 ‘인왕제색도’를 모티브로 만든 접이부채·조명·마그넷·스티커와 고려청자 접시·잔 세트, 청자 텀블러, 운학문 매병 키링, 달항아리 미니어처, 청자 자수 파우치, 백자호 마그넷 등이 포함됐다. 김미경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상품기획팀장은 “국립박물관 대표 히트 상품인 반가사유상 미니어처도 함께 선보인다”며 “반가사유상은 이건희 컬렉션이 아니지만 NMAA 측에서 꼭 보내달라고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출시 직후부터 품절 대란을 빚은 ‘취객 선비 변색 잔 세트’. 소주를 따르면 유리잔 겉면에 그려진 선비 얼굴이 빨개지면서 만취한 모습으로 변한다.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지난해 출시 직후부터 품절 대란을 빚은 ‘취객 선비 변색 잔 세트’. 소주를 따르면 유리잔 겉면에 그려진 선비 얼굴이 빨개지면서 만취한 모습으로 변한다. /국립박물관문화재단


박물관 상품이 단순 기념품에 그쳤던 과거와 달리 통통 튀는 요즘 뮷즈는 출시하자마자 품절 대란이 벌어진다. 지난해 출시 직후부터 1년 내내 품귀 현상을 일으킨 ‘취객 선비 3인방 변색 잔 세트’가 대표적이다. 조선 후기 화가 김홍도의 ‘평안감사향연도’ 속 취객 선비를 모티브로 개발했다. 소주를 따르면 유리잔 겉면에 그려진 선비 얼굴이 빨개지면서 만취한 모습으로 변한다. 온도에 따라 색이 변하는 특수 안료를 사용한 것으로 지난해 6만개 넘게 팔리면서 약 15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2023년 하반기 아이디어 공모를 통해 선정된 상품이다.

폭발적 인기를 끈 석굴암 조명. /국립박물관문화재단

폭발적 인기를 끈 석굴암 조명.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약사여래 찜질 핫팩.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약사여래 찜질 핫팩.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전통문화를 고루한 게 아니라 힙한 것으로 즐기는 젊은 세대는 소장 욕구를 부르는 뮷즈에 기꺼이 지갑을 연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석굴암을 3D 프린트해 만든 ‘석굴암 조명’은 출시 직후 “방구석도 경주가 되는 마법”이라며 인기를 끌었다. 경주 얼굴무늬 수막새를 모티브로 만든 ‘신라의 미소’ 소스볼 세트, 약사여래 찜질 핫팩 인형도 지난해 많이 팔린 히트 상품이다. 방탄소년단 멤버 RM이 소장해 화제가 된 반가사유상 미니어처와 백제 금동대향로 미니어처는 효자 상품으로 등극했다. 김미경 팀장은 “지금 가장 핫한 상품은 단청 무늬를 입힌 키보드”라며 “일주일에 한 번씩 예약 판매를 하고 있는데 고가 제품인데도 바로 품절이 된다”고 했다.

단청 문양을 입힌 기계식 유선 키보드. /국립박물관문화재단

단청 문양을 입힌 기계식 유선 키보드. /국립박물관문화재단


폭발적 인기에 힘입어 뮷즈 매출액은 지난해 처음으로 2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국립박물관문화재단 뮷즈 매출액은 약 213억원. 전년 매출액(약 149억원) 대비 42% 껑충 뛰었다. 구매층은 주로 20~30대다. 지난해 국립박물관 상품관에서 뮷즈를 구입한 관람객 연령을 분석했더니 30대가 36.6%로 가장 많았고, 이어 20대 17.4%, 40대 17.3%, 50대 이상 17.1% 순이었다. 박물관을 방문해 뮷즈를 사는 외국인도 늘고 있다. 2020년에는 박물관 상품관에서 뮷즈를 구입한 외국인이 전체 구매자의 5.9% 수준이었으나 점차 증가해 작년에는 16.8%를 차지했다.

그래픽=이진영

그래픽=이진영


'신라의 미소' 소스볼 세트.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신라의 미소' 소스볼 세트. /국립박물관문화재단


뮷즈 키링 모음. /국립박물관문화재단

뮷즈 키링 모음. /국립박물관문화재단


현대 작가나 브랜드와의 협업도 많아졌다. 지난해 출시한 ‘롱롱타임플라워 초충도 에디션’은 신사임당의 작품으로 알려진 ‘초충도’를 현대미술 작가 나난이 재해석해 만들었다. 지난 1월엔 스타벅스와 협업해 매화가 활짝 핀 서옥의 고즈넉한 운치를 담은 텀블러와 머그잔을 출시했다. 조선 말 화가 이한철의 그림 ‘매화에 둘러싸인 서옥’이 바탕이 됐다.


정용석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사장은 “뮷즈는 유물 원본을 대신해 문화유산의 가치를 전파하는 홍보대사”라며 “국립중앙박물관을 찾는 해외 미술관장들도 뮷즈에 대한 관심이 지대한 만큼 더 많이 수출해 우리 문화유산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리겠다”고 했다.

[허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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