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성남에프씨(FC) 뇌물 등 혐의’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6일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3심 판결 뒤 자신을 향해 본격화한 사법부의 ‘후보 자격 박탈 움직임’을 권위주의 정권 시절의 ‘사법살인’에 견주며 사실상의 ‘3차 내란 시도’라고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뒤 약화된 ‘내란 프레임’을 되살려 대법원의 유죄 취지 파기환송으로 이탈할지 모를 지지층 규모를 최소화하고, ‘대선 후보 이재명’을 ‘수난받는 국민 지도자’로 각인시키기 위한 전략적 포석이다.
충청·호남권 ‘경청 투어’에 나선 이 후보는 이날 충북 증평에서 “12·3 내란도 이겨냈고, 지금 계속되고 있는 2차, 3차 내란 시도 역시 우리 국민의 위대한 손길에 의해서 정확하게 진압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한 뒤 “여러분, 이 정도는 가뿐하지 않습니까”라며 호응을 유도했다. 앞서 이 후보는 “국민의힘 후보와 경쟁하는 줄 알았는데, 국힘 후보는 사라지고 난데없이 대한민국 거대 기득권과 싸우고 있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자신을 겨냥한 사법부의 대통령 후보 자격 박탈 시도를 권위주의 정권 시절의 ‘사법살인’에 빗대기도 했다. 이 후보는 “농지개혁으로 대한민국의 새로운 경제체제를 만든 훌륭한 정치인 조봉암도 사법살인이 됐고, 김대중 전 대통령도 한 일도 없이 내란음모죄로 사형 선고를 받은 일이 있다. 죽은 사람도 있고 산 사람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번에 반드시 살아서 새로운 나라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라고 헌법에 멀쩡히 쓰여 있는데, 국민을 지배 대상으로 혹은 조작 대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가끔 있다. 그러나 그런 사람들이 만든 국가적 위기 때마다 국민이 직접 나서 내란 음모, 국가 파괴 음모, 공동체 파괴 음모를 이겨내고 새 세상을 향해 나아갔다”고 강조했다.
이명박 정부에서 법제처장을 지낸 이석연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법원이 대통령 선거운동 기간 중 이 후보의 재판 일정을 잡은 것에 대해 조목조목 비판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서울고법이 오는 15일로 1차 변론기일을 통지했는데, 헌법 116조 1항에는 선거운동은 균등한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원이 이 조항을 위배해서 한쪽 후보자에게 불리한 상황을 조성했기 때문에 기회균등 보장이라는 대정신을 침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과 법조계 일각에서 우려하는 ‘대법원의 상고이유서 제출 기간 20일 미보장’ 가능성에 대해선 “만약 대법원이 형사피고인에게 보장하는 이 기간을 임의로 단축해서 (선거일인) 6월3일 이전에 선고를 강행한다면 그 판결은 위헌 무효일 뿐 아니라 그때부터 한국의 법치주의는 무너진 것이고, (그건) 대법원의 범죄행위”라고 강조했다.
조국혁신당은 서울고법 항소심 재판부의 편향적 구성을 지적하며 외곽 지원에 나섰다. 혁신당 신장식·정춘생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재명 대표) 항소심 재판장인 이재권 부장판사는 윤석열의 사법연수원 23기 동기이자 사법농단 핵심인 양승태 대법원장의 비서실에서 근무했다. 주심 송미경 판사는 한덕수 전 총리가 결혼식 주례를 맡았다는 제보가 있을 정도로 사적 인연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두 법관의 회피를 주장했다.
김규남 기자 3strings@hani.co.kr 류석우 기자 raintin@hani.co.kr
김채운 기자 cwk@hani.co.kr 고경주 기자 go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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