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단일화 의지 놓고 당내 의구심 커져
"판이 깔렸는데 참여 안하면 후보 교체해야"
"사기 당했다."
5일 밤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가 시작부터 술렁였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단일화를 철썩같이 믿었지만, 김 후보가 단일화 협상을 차일피일 미루자 후보 등록일 마감(11일) 전 단일화가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의원들 사이에 퍼졌다. 의총에선 김 후보에 대한 성토가 쏟아졌지만, 당 지도부가 김 후보를 너무 강하게 압박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후보 선출 직후부터 단일화를 강요한 탓에 신뢰 관계가 무너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는 의총 도중 김 후보를 찾아가 후보 등록일 전 단일화를 설득했다. 김 후보는 이 자리에서 △대선 후보 요구 즉시 집행 △당무 우선권 존중 △중앙선거대책위원 및 시·도당 선대위 즉시 구성 △당직자 임명 완료 등을 요구했다. 김 후보는 입장문을 내고 "위 사항이 우선 집행돼야 원만한 절차로 후보 단일화가 진행될 수 있다"고 했다. 지도부는 이날 자정쯤 비대위를 열고 선대위 구성안 등을 의결했다. 김 후보가 요구한 사무총장 인선 또한 받아들이기로 했다. 초선 의원들은 단일화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준비했지만 김 후보를 자극할 수 있어 발표를 미뤘다.
적당한 선에서 갈등이 봉합되는 듯했지만 연이어 사고가 터졌다. 지도부가 8, 9일과 10, 11일 사이 각각 전국위원회와 전당대회를 열겠다고 공고하면서 김 후보의 배신감이 커졌다. 당헌당규 개정을 통한 후보 교체 가능성을 열어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판이 깔렸는데 참여 안하면 후보 교체해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
"사기 당했다."
5일 밤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가 시작부터 술렁였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단일화를 철썩같이 믿었지만, 김 후보가 단일화 협상을 차일피일 미루자 후보 등록일 마감(11일) 전 단일화가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의원들 사이에 퍼졌다. 의총에선 김 후보에 대한 성토가 쏟아졌지만, 당 지도부가 김 후보를 너무 강하게 압박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후보 선출 직후부터 단일화를 강요한 탓에 신뢰 관계가 무너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는 의총 도중 김 후보를 찾아가 후보 등록일 전 단일화를 설득했다. 김 후보는 이 자리에서 △대선 후보 요구 즉시 집행 △당무 우선권 존중 △중앙선거대책위원 및 시·도당 선대위 즉시 구성 △당직자 임명 완료 등을 요구했다. 김 후보는 입장문을 내고 "위 사항이 우선 집행돼야 원만한 절차로 후보 단일화가 진행될 수 있다"고 했다. 지도부는 이날 자정쯤 비대위를 열고 선대위 구성안 등을 의결했다. 김 후보가 요구한 사무총장 인선 또한 받아들이기로 했다. 초선 의원들은 단일화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준비했지만 김 후보를 자극할 수 있어 발표를 미뤘다.
적당한 선에서 갈등이 봉합되는 듯했지만 연이어 사고가 터졌다. 지도부가 8, 9일과 10, 11일 사이 각각 전국위원회와 전당대회를 열겠다고 공고하면서 김 후보의 배신감이 커졌다. 당헌당규 개정을 통한 후보 교체 가능성을 열어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이에 김 후보 측 관계자는 "후보를 교체하기 위한 쿠데타를 저지르고 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예정된 단일화 추진 기구 회의 또한 무산됐다. 김 후보는 6일 오전 입장문에서 "후보를 배제한 채 일방적인 당 운영을 강행하는 등 당의 공식 대선 후보로 인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직격했다. 또 "후보가 주도해야 할 단일화 추진기구도 일방적으로 구성하고 통보했다"고 반발했다. 이양수 사무총장은 취재진과 만나 후보 교체 추진과는 무관한 절차적 일정이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잦아들지 않았다.
당과 대선 후보의 상호 불신이 극에 달했다. "경질할 거면 빨리 경질하라"(이 사무총장), "판이 깔렸는데도 참여하지 않는다면 (후보를) 교체해야 한다"(윤희숙 여의도연구원장) 등 가시 돋친 말들이 오갔다. 권 비대위원장은 이날 의총에서 "목표 시한 내 단일화에 실패하면 책임지고 비대위원장직에서 사퇴할 것"이라고 배수의 진을 쳤다. 김 후보를 향해 "신의를 무너뜨린다면 당원과 국민을 배신하는 것"이라고 공세를 폈다. 반면 나경원 의원은 "공당다운 모습이 아니다"며 "우리가 뽑은 대선후보를 우리가 인정하지 않고 축출하는 모습이 돼선 안 된다"는 취지로 말했다. 나 의원은 분을 이기지 못해 눈물까지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후부터 늦은 밤까지 김 후보를 만나려는 당 지도부와의 '술래잡기'가 펼쳐졌다. 권 비대위원장과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김 후보를 만나기 위해 대구로 향했다. 김 후보는 "정당한 대통령 후보인 저를 강제로 끌어내리려는 시도"라면서 "후보로서 일정을 지금 시점부터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리고는 7일 일정을 취소한 채 서울로 올라왔다. 지도부는 대전에서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권성동 원내대표와 김기현·박덕흠 의원은 급기야 늦은 밤 서울 관악구 김 후보 자택까지 찾아갔다. 김 후보는 자택에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 사이 김 후보가 한 전 총리를 7일 오후 6시 만나겠다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자택 앞에서 취재진에게 "제발 합의를 봤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국민의힘은 7일 김 후보 편의를 고려한 시간에 의총을 열 예정이다. 한 전 총리와의 만남과 이어질 의총이 단일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김도형 기자 namu@hankookilbo.com
김소희 기자 kimsh@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