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美 의약품 관세 공식 반대…"한미 협력 저해 우려"

"한국산 의약품 美 공급망 안정성·환자 접근성에 기여"

복지부, 美상무부에 의견서 제출
"美 안보에 위협되지 않아…협력의 증거"
"韓기업들 美제약사의 생산이원화 지원"
조규홍 "범정부 차원 대응 강화…업계 지원"

행정명령 서명하는 트럼프. 연합뉴스

정부가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 중인 의약품 수입에 대한 관세 부과에 대해 공식으로 반대한다는 입장을 미 상부무에 제출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정부에 "한미 간 의약품 무역은 상호 신뢰에 기반한 전략적 협력 관계이며, 한국산 의약품은 미국의 공급망 안정성과 환자 접근성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6일 밝혔다.

미국은 지난달 1일 무역확장법 제232조에 따라 의약품과 관련 성분의 수입이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다고 밝히며,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7일까지 서면 의견을 접수했다. 이는 특정 품목의 수입이 국가안보에 위협이 될 경우 대통령이 관세 등 조치를 단독으로 취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이번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외국산 제품에 대한 전방위 관세 부과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의약품도 포함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 의약품 제조 촉진을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한 후 "앞으로 2주 내로 의약품 관세와 관련된 모든 결정이 나올 것"이라고 언급했다.

정부는 "한국산 의약품이 미국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의견서에는 "한미 간 의약품 무역은 오랜 기간 굳건한 동맹 관계를 기반으로 이루어져 왔다"며 "미국은 한국 내 주요 의약품 수입국으로, 이는 양국 간 긴밀한 경제·보건 협력의 증거"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특히 한국의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들이 미국 제약사의 생산 이원화(Dual Sourcing)를 지원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복지부는 "한국 CDMO 기업들은 공급망의 안정성과 환자 약가 부담 완화에 기여하고 있다"며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의 양국 공동대응 사례는 이 같은 협력이 국가안보에 직결된다는 점을 입증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번 의견서를 통해 관세 부과가 미국 내 환자들의 의약품 접근성을 오히려 저해할 수 있으며, 글로벌 공급망 불안을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는 점도 함께 지적했다. 정부는 "양국은 필수의약품 접근성과 혁신 촉진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고,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한 공급망 구축을 통해 공동의 이익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의약품뿐 아니라 의료기기, 화장품 등 바이오헬스 산업 전반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범정부 차원의 대응을 강화할 것"이라며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력해 통상 협상에 적극 임하고, 의약품 품목별 관세 동향을 면밀히 파악해 업계 지원방안을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미국의 관세 조치가 국내 바이오헬스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달 25일부터 '바이오헬스산업 관세피해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또한 통합상담창구인 '관세대응119'를 운영하며 미국 통상 대응을 위한 관세율 확인, 해외 진출 자문 등을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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