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단일화 실패는 국민 배신... 저를 지지하는 분 훨씬 많아"

관훈 토론회 참석해 "반드시 이뤄질 것" 김문수 압박
배우자 '무속 심취' 주장한 박지원에 "새빨간 거짓말"
"계엄 잘못이지만 尹 삿된 분 아냐... 노동개혁 등 공감"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6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 호텔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대선에 출마한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6일 "단일화 실패는 국민에 대한 큰 배신이고 배반이 될 것"이라고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를 겨눴다. 한 전 총리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향해선 "그분이 하고자 하는 정책은 국가를 위해 대부분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강경한 톤으로 견제했다.

한 전 총리는 이날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 참석해 김 후보와의 단일화와 관련 "적절한 시간 안에 단일화가 되리라고 생각한다"며 "저는 모든 문을 열었다. 어떤 방식의 단일화에도 다 찬성이다"라고 말했다. 한 전 총리는 "제가 보니 저를 지지하는 분들이 훨씬 많더라"며 "제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건, 디딤돌이 되겠다는 생각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저는 권력을 배분하고 임기도 3년으로 마치고 저는 확실하게 떠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날 토론은 앞서 2일 대선 출마를 선언한 한 전 총리가 처음으로 국내 언론의 검증을 받는 자리였다. 당연히 12·3 불법계엄을 비롯해 윤석열 정부 실패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됐다. 한 전 총리는 우선 "윤 전 대통령과 헌법재판소 파면 결정 이후 통화한 적 없다"며 출마가 윤 전 대통령의 지시라는 일각의 의혹을 부인했다. 불법계엄 사태에 대해선 "저는 일관되게 계엄을 반대했고, 반대를 위해 노력했다. 대통령을 설득하지 못한 것에 대해선 국민들께 한없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다만 윤 전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선 "그분은 그렇게 삿된(그릇된) 분은 아니다"라며 노동개혁과 과학계의 불필요한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등을 공감하는 정책으로 꼽았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6일 서울 종로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한덕수 대통령 후보 초청 관훈토론회'에서 패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박지원 민주당 의원이 한 전 총리 부인을 '무속 전문가'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선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제 아내는 출마에 극렬히 반대했고, 지금도 반대하고 있다"며 "박 의원에게 너무 실망했다. 말씀하신 것을 취소해주기를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에 비해 어떤 경쟁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이 후보는 (그동안) 잘못된 내공을 쌓은 것"이라며 "그분이 하고자 하는 정책은 국가를 위해 대부분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견제했다. 한 전 총리는 "어떤 것이 진짜 정책인지도 잘 모르는 것 같다"면서 "계속 바뀌고 있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을 향한 날 선 비판이 이어졌다. 대통령 권한대행 신분일 때 민주당이 미국과의 통상 협상을 중단하라고 압박한 것과 관련 "그건 일종의 폭거다. 폭거를 통해 나라를 망치게 하면 안 된다. 누가 가서 (협상)한다는 것인가"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지금 야당은 노무현 때 야당, 김대중 때 야당과 너무 다른 것 같다"며 "이렇게 일방적으로 어느 분의 지시를 따르는 것이 옳은 거냐"고 거듭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광주사태'로 언급한 논란에 대해선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그런 표현을 한 것은 국민과 광주시민께 송구스럽다"면서도 "모 야당의 대표였고 지금 후보인 분도 2014년에 광주사태라고 하셨더라"며 이 후보의 과거 표현을 들췄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