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쓰레기 같은 존재 격리”… 알카트라즈 60년만에 재개장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알카트라즈섬.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일 세계에서 제일 유명한 교도소 중 하나로 지난 세기 가장 극악무도한 범죄자가 수감됐던 캘리포니아주(州) 알카트라즈 감옥을 60여 년 만에 재개장할 것이란 뜻을 밝혔다. 트럼프는 이날 “오랜 기간 미국은 잔인하고 폭력적이며 재범을 반복하는 범죄자, 사회에 고통과 외로움만을 초래하고 아무 것도 기여하지 못하는 쓰레기(dreg) 같은 존재들에 의해 고통받아 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 소셜’에서 “가장 위험한 범죄자들을 주저 없이 감옥에 가두고 그들이 해를 입힐 수 있는 사람들과 멀리 떨어뜨린 (과거 우리가 했던 게) 올바른 방식” “연쇄 범죄자들을 더 이상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법무부와 국토안보부, 연방수사국(FBI) 등에 알카트라즈를 대대적으로 확장·재건해 “미국에서 가장 잔인하고 폭력적인 범죄자들을 수용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취임 후 범죄 전력이 있는 불법 이민자 추방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트럼프가 이날 언급한 알카트라즈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약 2.4km 떨어진 바위섬으로, 1934년부터 1963년까지 29년 동안 연방 정부의 교정 시설이 운영됐다. 재소자의 권리 보장, 후생 복지 등이 최악이었고 탈출이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교도소였다. 마피아 두목인 알 카포네, 금주법 시대에 밀주업자로 활동한 조지 켈리, 아일랜드계 갱단 두목인 화이티 벌저 등 악명 높은 중범죄자들이 이곳에 갇혀 있었다. 이 때문에 숀 코너리와 니콜라스 케이지 주연의 ‘더 록(The Rock)’, 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의 ‘알카트라즈 탈출’ 등 수많은 예술 작품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 FBI에 따르면 29년 운영 기간 36명이 14차례 탈출을 시도했지만 거의 모든 시도가 실패로 끝났다고 한다. 60년대 처벌보다 교화를 주장하는 시민 사회의 목소리가 커지고, 시설 운영을 위한 유지비 부담이 커지면서 결국 폐쇄됐다. 현재는 피어33 선착장에서 크루즈를 타면 15분 만에 닿는 샌프란시스코의 관광 명소로 국립공원관리청(NPS)에서 관할하고 있다.

트럼프는 “알카트라즈의 재개장은 법과 질서, 정의의 상징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고 했다. AP는 “이번 명령은 트럼프가 엘살바도르의 악명 높은 교도소에 갱단원을 법적 절차 없이 송환시키면서 법원과 충돌을 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고 전했다. 트럼프를 추종하는 매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는 중남미 최대 규모로 지어진 엘살바도르 ‘세코트(CECOT)’를 모범 사례로 두둔해왔다. 트럼프는 지난 1월에도 불법 이민자 3만명을 쿠바 관타나모의 미 해군 기지에 구금시키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국은 9·11 테러 직후 이른바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한 뒤 이곳에 테러 용의자 수용소를 만들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 기지에 도착해 손을 흔들고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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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김은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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