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삼성생명)을 앞세운 한국 배드민턴 대표팀이 8년 만이자 통산 5번째 세계혼합단체선수권대회(수디르만컵) 우승을 겨냥했지만 중국의 벽에 막혀 트로피를 눈앞에서 놓쳤다.
한국은 4일 중국 샤먼에서 열린 2025 수디르만컵 결승전에서 중국에 1-3으로 분패했다.
조별리그에서 체코, 캐나다, 대만을 모두 4-1로 완파하고 B조 1위를 차지한 한국은 토너먼트에서 덴마크, 인도네시아를 차례로 일축하며 결승에 안착했다.
결승 상대는 전날 일본을 3-0으로 제압한 이 대회 '디펜딩 챔피언' 중국.
한국은 2년 만에 설욕을 별렀다. 2023년에 열린 직전 대회에서 중국에 밀려 준우승한 탓이다.
기대를 걸 법했다. 박주봉 신임 감독의 대표팀 데뷔전이기도 한 올해 수디르만컵에서 한국은 조별리그부터 빼어난 경기력을 뽐냈다.
지난 3월 전영오픈에서 입은 허벅지 부상을 극복하고 수디르만컵에서 한국의 '필승 카드'로 활약한 안세영을 필두로 여자 복식 세계 3위 백하나-이소희(이상 인천국제공항), 혼합 복식에서 눈부신 호흡을 자랑한 서승재(삼성생명)-채유정(인천국제공항)의 컨디션이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세계 최강 '만리장성'의 벽은 높았다.
첫 경기로 열린 혼합 복식에서 서승재-채유정이 펑옌저-후안동핑에게 1-2(16-21 21-17 15-21)로 석패했다.
1세트는 후안동핑의 전위에서 영리한 플레이에 고전했다. 후안동핑은 '쉬운 공'이 오면 여지없이 대각으로 크게 틀어 한국 네트에 꽂았다. 16-21로 기선을 뺏겼다.
서승재의 정교하고 끈질긴 수비를 앞세운 2세트는 21-17로 거머쥐었다. 11-9로 인터벌을 맞이한 뒤 역전을 허용하긴 했지만 상대 긴 서비스와 헤어핀에 눈부시게 반응한 서승재 수비를 바탕으로 세트 스코어 균형을 회복했다.
3세트 역시 팽팽했다. 중국이 달아나면 한국이 쫓는 흐름이 중반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후반 들어 점수 차가 점점 벌어졌다. 후안동핑은 남자 선수 못지않은 파워와 스피드로 네트 근처에서 꾸준히 한국 허를 찔렀다. 결국 15-21로 고개를 떨궜다.
둘은 지난 3월 전영오픈 결승에 이어 리턴 매치를 벌였다. 당시 대회 4강전에서 허벅지를 다친 안세영은 100% 컨디션이 아니었음에도 전매특허 '질식 수비'를 앞세워 2-1로 웃었다.
안세영은 수디르만컵에서 4경기 연속 2-0 완승을 거둬 허벅지 부상 여파에서 완전히 벗어났음을 알렸다.
4경기 모두 1시간을 넘기지 않았다. 55분(캐나다전)→42분(대만전)→35분(덴마크전)→46분(인도네시아전)으로 압도적인 경기력을 뽐냈다.
그러나 왕즈이는 달랐다. 1세트부터 난전이었다.
안세영 특유의 '공격적 수비'가 빛났다. 다양한 코스로 공을 받아쳐 상대 수비 범위를 넓히고 체력을 뺏는 전술이 돋보였다.
17-17로 팽팽히 맞선 상황에서 3연속 득점으로 승세를 쥐었고 결국 왕즈이 실책을 유도하며 21-17로 기선을 제압했다.
2세트는 중반 이후 안세영 쪽으로 흐름이 급격히 기울었다.
날카로운 드롭샷으로 왕즈이 리턴 범실을 꾸준히 유도했다. 점프 스매시처럼 강한 공격은 적었지만 촘촘한 수비와 절묘한 직선·대각 공격 조합으로 15-11까지 격차를 벌렸다.
이후 왕즈이 서비스 실책, 연이은 리턴 범실 등을 묶어 21-16으로 2세트를 끝냈다. 경기 시간은 이 대회 들어 가장 긴 57분이었다.
'필승 카드' 안세영의 분전으로 한국은 매치 스코어 1-1, 균형을 이뤘다.
상대 안방인 샤먼이 들썩였다. 4매치로 열린 여자 복식서도 고개를 떨궜다.
세계 3위 이소희-백하나가 세계 1위 류성수-탄닝에 0-2(14-21 17-21)로 졌다.
전·후위 가리지 않고 셔틀콕을 내리꽂는 힘이 대단했다. 류성수, 탄닝 모두 기회가 오면 주저없이 점프 스매시와 직선 공격을 시도했다.
네트 상단을 살짝 넘기는 헤어핀 숏이 거의 없었다. 끝내 1, 2세트를 연이어 내주고 네트 위로 악수를 나눴다.
한국은 8년 만에 수디르만컵 정상 탈환에 실패했다. 마지막 우승은 2017년 호주 골드코스트에서 열린 15회 대회로 당시 중국을 3-2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중국 샤먼에서 'Again 2017'을 꾀했지만 한 뼘이 모자랐다. 안세영의 부활을 소득으로 확인하며 올해 수디르만컵을 마감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