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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과 한마디 없이 계엄·탄핵이 야당 탓이라는 김문수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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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된 김문수 후보가 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된 김문수 후보가 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지난 3일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김문수 후보가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로 선출됐다. 탄핵 반대를 전면에 내건 김 후보의 선출은 ‘윤석열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당의 현실을 상징한다. 게다가 그가 국민의힘 최종 후보로 남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경선 내내 ‘한덕수 페이스메이커’를 자처하며 세차례의 경선을 ‘예선전’으로 격하시킨 결과다.



김 후보는 종합 득표율 56.53%의 지지를 얻어 한동훈 예비후보를 누르고 대선 후보직을 거머쥐었다. 그는 수락 연설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후보를 겨냥해 “역사상 최악의 국회 독재가 아닐 수 없다. 벌써 두번째 국민의 손으로 뽑은 대통령을 탄핵했다”고 주장했고, “민주당 이재명 세력의 집권을 막기 위해서라면, 어떤 세력과도 강력한 연대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파면과 그에 따른 조기 대선의 책임을 모두 야당 탓으로 떠넘기는 후안무치한 행태를 거듭한 것이다. 그는 또한 당의 결속을 강조하며 “우리 스스로 단합하지 못하고 분열하는 바람에 두번이나 대통령이 탄핵당했다”고 했다. 헌정질서를 파괴하고 민주주의를 전복시키려 한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선 국민 앞에 한마디 사과도 없었다. 오히려 부정선거 음모론을 거듭하고 “체제를 부정하는 극단 세력” 운운하며 윤 전 대통령의 ‘반국가 세력’ 주장을 반복했다.



108석 공당의 대선 후보가 나라를 혼란에 몰아넣은 책임을 통감하고 미래 청사진을 제시하기는커녕 그저 ‘반이재명’ 구도로 선거를 치르겠다는 인식만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모습이다. 안철수 의원이 4일 “국무위원을 지낸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서 국민 앞에서 계엄과 탄핵에 대해 사과하실 때”라고 제안했지만 묵살됐다. 당의 관심은 단일화에 집중돼 있다. 경선 중에 당 지도부가 출마 선언도 안 한 한 전 대행과의 단일화를 공식화했고, 김 후보는 이런 움직임에 “김덕수”(김문수+한덕수)를 내세우며 호응했다. 시간과 비용을 들여 기껏 대선 후보를 뽑아놓고 ‘본게임은 이제 시작’이라고 하는 셈이다. 108석 공당의 선거 결과를 당과 후보가 스스로 우습게 만들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날 김문수 후보와 한 전 대행의 단일화를 추진하는 기구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단일화 절차와 방법 등을 논의해 하루빨리 단일화를 성사시킨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내란 옹호’ 김 후보와 ‘내란 정권 2인자’ 한 전 대행의 단일화가 무슨 파급력이 있겠나. 내란 세력을 향한 국민의 분노만 자극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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