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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시크 돌풍' 중국 첨단기술 굴기 이면엔... 설 곳 없는 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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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화대·베이징대 공학 분야 150명 늘려
푸단대는 인문학 등록률 30~40%→20%


중국 구직자들이 지난해 10월 22일 중국 북동부 랴오닝성 선양에서 열린 채용 박람회에 참석하고 있다. 선양=AFP 연합뉴스

중국 구직자들이 지난해 10월 22일 중국 북동부 랴오닝성 선양에서 열린 채용 박람회에 참석하고 있다. 선양=AFP 연합뉴스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 돌풍으로 대표되는 중국의 '첨단기술 굴기' 정책에 힘입어 중국 대학에서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교육 쏠림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동시에 인문학 전공은 급격히 축소돼 '문·사·철(문학·역사·철학)'의 위기가 중국에서도 재현되고 있다.

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교육부는 탄소 중립 과학 및 공학, 저고도 기술 및 공학, 공간 정보 공학, 인공지능 관련 전공과목을 포함해 29개의 새로운 대학 전공과목에 대한 승인을 신속하게 추진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교육부는 "국가의 가장 시급한 전략적 요구를 해결"하기 위한 것을 명분으로 삼았는데, 미중 기술 경쟁 국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35년까지 과학기술 자립"을 선언한 만큼 그에 맞춘 인력 구조를 재배치하기 위해서로 풀이된다.

주요 대학들은 발 빠르게 AI와 STEM에 맞춘 입학 전형과 교과 과정을 쏟아내고 있다. 3월 칭화대는 AI를 다른 학문과 통합하는 분야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새로운 학부 과정을 설립해 150명의 학부생을 모집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베이징대는 올해 정보기술과 공학 분야의 학부생을 150명 더 모집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인문학이 대학에서 설 자리는 사라지고 있다. 중국 인문학의 '전통적 거점'이라 평가받는 푸단대는 지난 3월 인문학 전공 학생 등록률을 30~40%에서 20%로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진리 푸단대 총장은 당시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이 같은 조치를 STEM과 AI 기반 혁신을 우선시하는 국가 전략에 맞춘 '대대적인 수술'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중국 매체 펑파이가 자체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같은 해 7월까지 총 18개 대학이 99개 전공을 정지하거나 완전히 폐지했는데 주로 인문학과 애니메이션·연기 등 예술 분야였다.

기업 채용 시장에서도 STEM 쏠림 현상이 강해지면서 인문학 전공 구직자의 미래도 어두워지고 있다. 최근 중국의 청년 실업률(학생 제외)은 16%로 이미 취업난이 극심하다. 중국의 채용사이트 즈리엔자오핀의 지난해 설문조사에 따르면 당해 졸업 예정 인문학 전공자 중 겨우 43.9%만이 졸업 전 취업 제안을 받았다고 응답했다. 올해 졸업생 1,222만 명이 새로 취업 시장에 진입하게 되는 것을 고려하면 더 좁아진 문을 뚫기 위한 인문학 전공자들의 구직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이혜미 특파원 her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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