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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복수 3부작 애초부터 계획했던 것 아니야”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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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파란만장’ 내 모든 작품 중 가장 자부심 있어”

“너무 분명하고 뻔한 영화 만들고 싶지 않아”

박찬욱 감독이 지난 3일 전북 전주 메가박스 전주객사점에서 열린 ‘J스페셜 클래스’ 관객과의 대화에서 발언하고 있다. 전주국제영화제 제공

박찬욱 감독이 지난 3일 전북 전주 메가박스 전주객사점에서 열린 ‘J스페셜 클래스’ 관객과의 대화에서 발언하고 있다. 전주국제영화제 제공


박찬욱 감독은 자신의 2002년 작 <복수는 나의 것>을 두고 “이 영화를 만들 때 복수 3부작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박 감독을 세계적 거장의 반열에 올린 이른바 ‘복수 3부작’은 <복수는 나의 것>과 <올드보이>(2003), <친절한 금자씨>(2005)다.

박찬욱 감독이 26회 전주국제영화제 넷째 날인 지난 3일 메가박스 전주객사점에서 열린 ‘J스페셜 클래스’ 관객과의 대화(GV) 에서 복수 3부작 중 첫번째 영화로 꼽히는 <복수는 나의 것>을 두고 “이 작품은 아주 오래 전에 써놨던 거였는데 <공동경비구역 JSA>(2000)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영화로 만들게 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공동경비구역 JSA> 훨씬 전에 시나리오를 완성했지만, 파격적인 소재와 스토리 탓에 어느 곳에서도 투자에 나서지 않았다고 했다.

박 감독은 “근데 이 작품(복수는 나의 것)이 흥행에 실패했고, 올드보이 작품을 이어서 하게 됐는데 당시 기자들이 빈정대는 투로 ‘복수는 나의 것이 실패했는데 왜 또 복수극을 하냐’고 하니까 (저도) 심통이 나서 3부작의 계획이 있다고 말해버렸다”며 “그 말을 책임지느라고 어렵게 친절한 금자씨까지 만들게 된 것”이라고 했다.

박 감독은 자신의 동생인 박찬경 감독과 공동 연출한 단편 <파란만장>(2011)을 두고 “<파란만장>은 제가 여태까지 만든 영화와 TV 시리즈 모두를 통틀어서 가장 좋아하고 자부심 있는 작품”이라며 “이 영화를 여러분과 극장에서 볼 수 있는 건 축복”이라고 말했다.

문석 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박찬욱 감독, 박찬경 감독, 배우 이정현(왼쪽부터)이 지난 3일 전북 전주 메가박스 전주객사점에서 열린 ‘J스페셜 클래스’ 관객과의 대화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전주국제영화제 제공

문석 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박찬욱 감독, 박찬경 감독, 배우 이정현(왼쪽부터)이 지난 3일 전북 전주 메가박스 전주객사점에서 열린 ‘J스페셜 클래스’ 관객과의 대화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전주국제영화제 제공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세계 최초의 극장 개봉 영화로, ‘굿’이라는 전통 소재를 담았다. 베를린국제영화제 단편 경쟁 부문 황금곰상을 받은 바 있다.

특히 영화 <꽃잎>으로 데뷔했으나, 가수 활동에 더 치중했던 이정현은 <파란만장>을 통해 14년 만에 배우로 복귀했다. 당초 무당 역에는 문소리가 캐스팅됐다. 그러나 촬영을 몇 시간 앞두고 문소리가 임신 사실을 알게 되면서 박 감독은 그를 대체할 배우를 구해야 했다.


“무당과 남자가 진흙탕에서 뒹구는 장면을 찍기로 한 날인데, 소리 씨한테서 전화를 받고서 ‘이 영화는 끝났구나’ 싶었어요. 그래도 발버둥이라도 쳐보자는 마음으로 연기와 노래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봤죠. 그때 얼마 전에 만난 정현씨가 딱 떠올랐어요.”

최민식에게서 이정현의 휴대전화 번호를 건네받은 박 감독은 전화로 출연을 제안했고, 이정현은 곧바로 “시나리오는 차에서 읽을 테니 일단 출발하겠다”며 촬영장으로 향했다고 한다. 박 감독은 “진흙탕에서 엎어지고 구르다 다칠 뻔하고, 감기까지 걸렸는데도 신들린 연기를 보여줬다. 하늘이 점지해준 배우다. 그게 아니면 설명이 안 된다”고 했다.

‘올해의 프로그래머’로 GV에 함께한 이정현은 “제가 영화계에서 잊혀갈 때 다시 돌아오게 해준 고맙고 소중한 작품”이라며 “많은 감독님이 <파란만장>을 보고서 저를 다시 찾아줬다. 두 번째 영화 인생을 열어준 것”이라고 했다.


박 감독은 “영화를 관객이 볼 때 모든 게 너무 분명하고 너무 뻔하게 보이는 영화를 만들고 싶지 않다”며 “그러나 함께 작업하는 동료들에게는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각본을 쓸 때, 현장에 나갈 때 항상 그 점에 대해서는 만반의 준비를 한다”며 “촬영감독이나 배우가 ‘이거 왜 이러는 거예요’라고 물었을 때, 그들이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현장 동료들에게는 모든 것을 쉽고 분명하게 설명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전주 | 전지현 기자 jhy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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