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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 뼈무덤’서 꺼내 우크라로… 美, F-16 기체 보낸 이유는

조선일보 이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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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미사일·레이더 없어 못 날지만
유럽이 제공한 F-16의 예비 부품 충당
미국 애리조나 주의 ‘항공기 뼈무덤(boneyard)’에서 꺼낸 F-16 전투기들이 우크라이나 국적의 An-124 수송기에 실리는 모습이 인근 투산 국제공항에서 포착됐으며, 이 대형 수송기의 최종 목적지는 폴란드라고 미국의 군사 무기 전문 매체인 TWZ가 보도했다. 이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F-16 기체를 제공한 첫 사례로 추정된다.

최근 소셜미디어에는 최소 세 대의 F-16이 날개ㆍ꼬리날개ㆍ엔진ㆍ레이돔(radomeㆍ반구형 기수 부분)이 없이 수축 포장된 채 투산 국제공항에서 An-124 수송기에 실리는 사진이 유포됐다.

미 공군의 항공기 뼈무덤에서 인출돼 우크라이나로 수송되는 F-16 비운용 기체. 날개와 레이돔 등이 분해된 상태로 수축 포장됐다. 우크라이나 공군이 운용하는 F-16 전투기의 예비 부품 충당 목적으로, 미국이 처음 제공하는 것이다. /X

미 공군의 항공기 뼈무덤에서 인출돼 우크라이나로 수송되는 F-16 비운용 기체. 날개와 레이돔 등이 분해된 상태로 수축 포장됐다. 우크라이나 공군이 운용하는 F-16 전투기의 예비 부품 충당 목적으로, 미국이 처음 제공하는 것이다. /X


이들 F-16는 기체가 일부 분해된 상태로, 이른바 ‘뼈무덤’ ‘항공기 묘지’ 등으로 불리는 애리조나 주의 데이비스-몬선 공군기지에서 꺼낸 것이다. 이 전투기들은 미군 현역에서 퇴역한 기체들로, 비행이 불가능하고 엔진ㆍ레이더ㆍ미사일 등 핵심 구성품이 없어 재조립해도 운용이 불가능하다.

공개된 비행추적 자료에 따르면, 등록번호 UR-82027인 An-124 수송기는 4월 25일 투산국제공항에 도착했고, 다음날인 26일 폴란드 남동부의 제슈프-야시오카 공항으로 떠났다. 이 공항은 서방의 군수물자가 우크라이나로 향하는 주요 허브다. 투산 공항은 미군의 ‘뼈무덤’이라 불리는 데이비스-몬선 공군기지에서 가깝다.



미 공군 측은 1일 이 F-16 기체들은 “운용이 완전히 중단된 것들로, 유럽이 기증한 F-16 전투기에 예비부품을 제공해 유지 보수를 지원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다.

이 F-16 인도는 4월 30일에 있었던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광물공급 협정 공식 체결을 앞두고 이뤄졌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트럼프 행정부가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에 대한 회의적인 입장에도 불구하고 F-16 기체를 예비 부품용으로 이전한 것은 미국이 여전히 우크라이나에 필요한 장비를 제공할 의사가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고 전했다.


미 국방부는 또 2일 3억1000만 달러 규모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F-16 전투기 훈련 및 유지보수 패키지 프로그램을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이 패키지에는 항공기 개조 및 성능 향상ㆍ비행 훈련ㆍ, 유지보수 지원ㆍ, 예비 부품ㆍ지상 장비 및 전문 소프트웨어 지원 등이 포함될 수 있다고 미국 국방안보협력국(DSCA)은 밝혔다. 이 지원 패키지는 2024년 12월 바이든 행정부가 승인한 2억 6640만 달러 규모의 F-16 유지보수 계약에 이은 것이다.

TWZ는 소셜미디어에 유포된 F-16 기체의 기수 부분에 조류회피용 식별 안테나(‘버드슬라이서’ IFF 안테나)가 있는 것으로 보아 미 공군 방위군이 운용했던 구형(舊型) 블록 15 방공용(防空用) F-16일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다.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는 2023년에 유럽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F-16을 이전하는 것을 공식 승인했고, 우크라이나는 작년 8월 처음으로 나토 회원국인 덴마크와 네덜란드로부터 F-16 전투기를 받았다. 지금까지 나토의 유럽 국가들은 우크라이나에 약 85대의 운용 가능한 F-16 제공을 약속했다. 여기엔 네덜란드 24대, 덴마크 19대, 노르웨이 12대(추가로 10대는 부품용), 벨기에 30대가 포함된다. 이중 일부 전투기는 루마니아의 유럽 F-16 훈련 센터(EFTC)에서 우크라이나 조종사 훈련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달 초, 크리스토퍼 카볼리 유럽사령부 및 나토 유럽연합군 최고사령관은 상원 청문회에서 “우크라이나에 추가로 F-16 전투기를 제공하는 것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으나, 제공국은 공개하지 않았다.


미국은 아직 우크라이나에 운용 가능한 자국의 F-16 전투기를 제공한 적이 없다. 그러나 뼈무덤에서 꺼낸 운용 불가능한 기체들도 우크라이나의 F-16 전력을 유지하는 데에는 큰 도움이 된다. 작년 가을 현재, 미 국방부의 이 뼈무덤에 보관돼 있는 운용 불가능한 F-16 기체는 모두 342대로 집계됐다.

한편, 우크라이나는 이미 2대 이상의 F-16을 잃었다. 2024년 8월 첫 F-16이 도입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전투 임무 중 공개되지 않은 이유로 상실됐다. 지난 달 12일에도 한 대가 격추됐다. 당시 이 전투기는 러시아의 S-400 지대공 미사일에 격추된 것으로 보도됐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공중 급유 능력이 없어, 서방이 제공한 F-16의 항속 거리 연장을 위해 외부 연료탱크를 3개까지 장착하기도 한다.


유럽 국가들이 제공한 F-16의 기체 대부분이 노후화해서, 우크라이나 공군은 미군이 제공한 예비 부품용 기체를 매우 환영한다고 TWZ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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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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