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홈 구장에는 대략 두 달 만에 “잘가세요”가 울렸다. 2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렸던 하나은행 K리그1 2025 11라운드에서 이청용, 라카바, 에릭의 연속골로 묶어 광주FC를 3-0으로 제압했다.
울산에 이날 승리는 신호탄이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다녀온 광주 선수단을 더 높은 활동량으로 제압했고 조직적인 전방 압박과 결정력까지 살아났다. 베테랑 이청용에 그간 잠잠했던 외인들까지 골맛을 봐 팀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울산은 지난 시즌 도중 홍명보 감독이 한국 국가대표팀으로 떠나면서 김판곤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고, 올해 겨울 대대적인 팀 리빌딩을 시작했다. 팀 평균 연령을 내려 에너지 레벨을 올리고 더 젊은 스쿼드로 리그를 제패하려는 복안이었다.
김판곤 감독은 “죄송하다”, “송구하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잡음에 루머까지 김판곤 감독을 향했다. ‘선수들이 더는 감독을 신뢰하지 못하고 말을 듣지 않는다’였다. 국내와 해외를 막론하고 팀이 흔들릴 때면 으레 나오는 이야기다.
내부 분위기를 뜯어보니 루머는 루머였다. 울산 선수단은 흔들리지 않았고 앞으로 나아갈 생각만 하고 있었다. 김판곤 감독은 “팀의 결속력이 상당히 좋다. 선수들도 걱정하지 않고 있다. 모두 좋은 성품을 가진 선수들이다. 그럴 일이 없다. 그런 루머들은 진실이 아니다. 내가 보지 않고 내가 듣지 않은 건 믿지 않는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다만 이제 시작일 뿐이다. 광주FC전에서 3-0 완승을 이어 포항 스틸러스와 홈 경기까지 나아가야 한다. 만약 포항 스틸러스와 ‘동해안더비’에서 예상치 못한 결과를 낸다면 루머에 살이 붙고 이야기가 붙어 아니 뗀 굴뚝에 연기가 피어오르게 될 것이다. 울산은 매 경기 증명해야 하는 우승 경쟁 팀이기 때문이다.
김판곤 감독은 “우리가 조금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이것이 오히려 반환점이 될 수 있다. 새로 들어온 선수와 기존 베테랑들이 애를 쓰고 있다. 길게 보면 팀이 아주 단단해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지금 울산 선수들과 김판곤 감독은 ‘고난’이라는 단어를 공유하고 있다. 흔들림 없이 내부 결속력을 유지하고 다시 선두 경쟁 팀 발판을 만들려는 각오다.
“결코 현재를 나쁘게만 보지 마라. 때로는 고난이 유익할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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