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일 서울 종로구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비전형 노동자 간담회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날 이 후보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박민규 선임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2일 이재명 대선 후보 공직선거법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대법원을 항의 방문하고, 대법관 탄핵소추를 거론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섰다. 당내 일각에선 이 후보가 온건론을 펴는 중진 의원들의 목소리보다 강경파에 힘을 실은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민주당은 이번 사건이 중도층 여론에 미칠 파장을 주시하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을 항의 방문하고, “대법원의 대선 개입이자 사법 쿠데타”라고 비판했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우리가 ‘대법원은 각성하라’고 외쳤지만 사실은 탄핵하자고 외치고 싶다”며 “탄핵소추권을 통해 최소한 직무는 정지시킬 수 있다. 그러니 더 망설일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SNS에 “내란대행 한덕수, 최상목이 사퇴했다”며 “‘사법내란’ 조희대 (대법원장)도 사퇴하게 될 것”이라고 적었다. 박찬대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비서실장인 정진욱 의원은 SNS에 “10명의 사법쿠데타 대법관을 탄핵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대법원장을 비롯해 이 후보를 유죄라 판결한 대법관들을 탄핵소추하자는 주장이다.
민주당은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이 후보의 집권 시 재판 진행을 막기 위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상정해 법안소위에 회부했다. 민주당 소속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현행법상 대통령으로 재직 중인 피고인에 대해 당선 전 개시된 형사재판이 계속 진행되면 재판부가 이를 중지할 법적 근거가 명확히 규정돼 있지 않다”라며 “(이번 법안은) 대통령에 당선된 피고인에 대하여는 재직기간 동안 형사재판 절차를 정지토록 해 헌법상 불소추권이 절차적으로도 실현되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민주당의 대응은 전날 밤 최상목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탄핵소추 추진의 연장선상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 파기환송에 대한 분풀이격이라고 주장한 반면, 민주당은 이 후보 재판과 무관하게 애초 계획했다고 반박했다.
대법원 판결 이후 민주당 대응을 두고 당내에서도 우려가 나온다. 한 민주당 의원은 이날 “대법원의 판결 자체로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출마 선언과 맞물려 중도층의 분노를 자아낼 수 있는 포인트가 있었다”라며 “하지만 당이 최 전 부총리를 탄핵해버리니 이런 분위기를 교란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이번 대응은 중도 여론에 악재”라며 “여론조사를 하면 바로 떨어지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대법관 탄핵소추와 같은 극단적 메시지는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 친이재명계 의원은 “대법관들을 탄핵하는 순간 이 후보도 치명적인 타격을 입는다”라며 “고등법원 관계자들이 (파기환송심에서) 이재명을 죽이자고 속도를 내면 그대로 끝”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일각에는 ‘민주당이 정권을 잡으면 마음대로 해버릴 수 있다’는 말들도 있었는데, 대선을 앞두고 강경 대응을 하면 이런 말들이 더 많아질 것”이라며 우려했다.
이 같은 당 메시지의 혼란에는 컨트롤타워의 부재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직전 대표가 대선 후보로 선출돼 직무대행 체제가 되면서 당내 컨트롤타워의 진공 상태가 왔다는 것이다. 한 의원은 “새로 구성된 선대위에 제대로 된 좌장역이 없어 메시지를 통제하지 못하는 문제도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강경한 목소리로 지지자들의 주목을 받으려는 의원들의 ‘자기 정치’와 이를 말리지 않는 이 후보가 문제를 키운다는 비판도 있다. 전날 의원총회에서는 최 전 부총리 탄핵소추를 비롯한 강경 대응에 이견을 보이는 이들이 상당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 지도부는 이 후보와 선대위 동의를 받았다며 이견을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의원은 “이 후보가 중진이나 원로보다 강경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이번 대선의 승리를 위해서 정말 어떤 게 나을지 국민의 눈높이에서 보는 게 필요한 시점”이라며 “당 전체적으로 좀 절제하고 나가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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