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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일깨운 박찬욱 감독 일갈… “배우임을 잊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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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전주영화제 올해의 프로그래머 활약
“데뷔작 ‘꽃잎’ 장선우 감독은 배우 있게 한 분”
첫 단편 ‘꽃놀이 간다’ 공개도 “장편 만들고파”


배우 이정현이 전북 전주시 전주중부비전센터에서 열린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올해의 프로그래머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전주=연합뉴스

배우 이정현이 전북 전주시 전주중부비전센터에서 열린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올해의 프로그래머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전주=연합뉴스


“'꽃잎'(1996)으로 데뷔한 후 미성년자라 각본이 잘 안 들어왔어요. 연기에 목말라 있을 때 테크노 음악에 빠져 가수가 됐어요. 출연 제안이 더 안 들어오더군요. 어느 날 사석에서 박찬욱 감독님을 만났더니 ‘왜 연기 안 하냐’고 혼내시더라구요. 그러면서 단편 영화 ‘파란만장’(2011) 각본을 주셨어요. 제가 14년 만에 연기를 다시 할 수 있게 된 계기입니다.”

배우 겸 가수 이정현이 자신의 활동 이력을 돌아봤다. 2일 오후 전북 전주시 고사동 전주중부비전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였다. 이정현은 지난달 30일 개막한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올해의 프로그래머로 활동하고 있다. 올해의 프로그래머는 감독이나 배우 등이 독자적으로 영화를 선정해 관객들에게 선보이는 역할을 한다.

이정현은 6편을 뽑았다. 자신의 데뷔작 ‘꽃잎’을 비롯해 박찬욱·박찬경 감독의 ‘파란만장’, 박찬욱 감독의 ‘복수는 나의 것’(2002),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아무도 모른다’(2003), 장 뤼크·피에르 다르덴 형제의 ‘더 차일드’(2005), 안국진 감독의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2015)가 포함됐다. 이정현은 “저는 ‘복수는 나의 것’을 박 감독 영화 중 최고로 꼽는다”며 “모든 장면이 의미가 있고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기가 둘 생기면서 ‘더 차일드’ 속 아기에 대한 생각이 남다르다”고 했고 “고레에다 감독은 너무 좋아하는 감독으로 ‘아무도 모른다’는 가끔씩 꺼내보는 작품”이라고 밝혔다.

이정현은 ‘꽃잎’의 장선우 감독, ‘파란만장’의 박찬욱·박찬경 감독과 함께하는 관객과의 대화 시간을 별도로 마련하기도 했다. 이정현이 세 감독을 직접 섭외했다. 장 감독은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2002)이 흥행에 실패한 후 제주에서 살며 영화계 활동이 잦지 않다. 박찬욱 박찬경 감독 역시 초대가 쉽지 않은 이들이다. 그는 “장 감독님은 저를 배우로 있게 해 준 분이라 항상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며 “3년 전 임신으로 침대에 누워 있는 상태에서도 장 감독님을 오랜만에 뵙기 위해 한 모임에 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16세 때 출연한) ‘꽃잎’은 청소년 관람불가라 제대로 본 적이 없고, 촬영 때 힘든 기억이 나기도 한다”며 “이 영화를 큰 스크린으로 너무 보고 싶어 용기 내 전화드렸는데 흔쾌히 응하셨다”고 덧붙였다.

이정현은 박찬욱 감독과의 특별한 인연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박 감독님이 제가 ‘꽃잎’을 제대로 본 적 없다고 하자 ‘꽃잎’ 비디오테이프를 DVD 10장으로 만들어서 주셨다”며 “주변에 선물도 하고 가끔 보면서 배우라는 점을 잊지 말라 강조하셨다”고 돌아봤다. 이정현은 “‘파란만장’이 베를린국제영화제 단편 경쟁 부문 황금곰상을 수상한 후 ‘범죄소년’(2012)과 ‘명량’(2014) 등 여러 영화 출연 제안이 들어왔다”고도 했다. 그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는 출연료가 없다는 이유로 저도 모르게 회사가 출연 거부를 했다”며 “박 감독이 각본을 우연히 보시고 ‘너에게 딱 맞는 캐릭터’라며 저보고 꼭 출연하라고 제안해서 하게 된 영화”라고 덧붙였다.

전주영화제에서는 이정현이 처음 연출한 단편 영화 ‘꽃놀이 간다’가 지난 1일 처음 공개되기도 했다. 2023년 발생한 ‘창신동 모자 고독사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다. 이정현은 “당시 뉴스를 듣고 마음이 많이 아팠다”며 “엄마와 딸 이야기로 바꾸어 복지 사각지대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고 밝혔다. 그는 “가족이 등장하는 생활형 범죄 소재로 다음 달 새 단편 영화 촬영에 들어간다"며 "단편 영화가 인정받으면 장편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전주=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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