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밀논의 톡방에 기자 초대한 안보보좌관…트럼프, 사실상 경질

'시그널 게이트' 왈츠 유엔대사에 임명…공석은 루비오 국무장관이 당분간 겸임 예정

중유엔 미국 대사로 지명된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AFPBBNews=뉴스1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민간 메신저 '시그널'에서 군사기밀을 실수로 언론에 유출해 논란을 빚은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차기 유엔대사로 이동시키고,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에게 임시로 국가안보보좌관을 겸임하도록 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단행한 핵심 참모진 교체로서, 사실상 왈츠 보좌관에 대한 경질성 인사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을 통해 "마이크 왈츠를 차기 유엔 미국 대사로 지명한다"며 "그는 군복을 입고 전장에서 싸운 시절부터 의회에서의 활동과 국가안보보좌관의 역할까지 항상 우리 국가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삼아 노력해 왔다"라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당분간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국가안보보좌관을 맡아 국무부에서의 강력한 리더십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며 "우리는 미국과 세계를 다시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 쉬지 않고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왈츠 보좌관이 유엔 대사로 자리를 옮기는 형태를 취하긴 했지만 사실상 백악관 핵심 권력에서 배제한 경질성 인사라는 게 외신의 평가다. 그가 유엔대사로 상원 인준을 통과하면 유엔 본부가 있는 뉴욕으로 이동하게 되며 더는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 수시로 접근할 수 없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로이터와 폴리티코 등은 왈츠 보좌관의 후임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를 거론했다.

왈츠 보좌관은 지난 3월 민간 메신저 시그널에서 전쟁 기밀을 논의하면서 실수로 기자를 초대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아무도 해고하지 않을 것이라며 왈츠 보좌관을 감쌌지만 미국 언론에선 왈츠 보좌관의 경질설이 꾸준히 제기됐다. 왈츠 보좌관을 비롯한 국가안보회의 구성원들이 개인 지메일 계정으로 공무를 수행했다는 추가 폭로까지 나오면서 사실상 경질은 시간 문제란 관측이 나왔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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