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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는 순간 '거구단'이 뭐지? 하며 고개를 갸우뚱하는 분들이 있으실 거다. 필자가 명명한 단어인 '거구단'은 구구단(곱셈 구구)을 거꾸로 연습하고 익히는 역방향 구구단의 단축 표현이다. 삼 팔~24, 사 육~24처럼 단순히 방향 그대로 반복 암기하는 것을 넘어 역방향으로 24는? 하고 아이에게 물으면 3×8, 4×6 등 여러 개의 곱으로 답해야 하는 것이 바로 '거구단' 연습이다. 이렇게 역으로 다양한 곱셈 순서쌍을 척척 유추해내는 실력은 초등수학의 든든한 초석이자 중고등 연산의 기본이 되며 나아가 인수분해 원리까지 연계되기에 수학을 정말 잘하고 싶다면 반드시 체득하고 정복해야 하는 초등수학 실력의 핵이다.
잠깐 생각해 보자. 초등 수학의 근간을 이루는 나눗셈, 분수, 통분, 약분, 비와 비율, 약수 등에서 매번 떠올려야 하는 구구단은 사실 외운 그대로의 순방향이 아닌 역방향 사용이다. 24를 보자마자 바로 3×8, 4×6 등을 역방향으로 찾아내야 하는 접근은 구구단을 순방향으로만 외운 아이들에게는 꽤 버거운 과정이다.
이런 답답한 모습 앞에서 부모님과 선생님들은 잘못된 처방을 내린다. 그저 구구단을 더 달달 외우도록 하는 주입식 강요다. 순방향으로 반복 또 반복해서 외우는 단순 암기의 강화만으로는 사고 흐름의 역방향 모색 능력을 키워내기 부족하기에 우리 아이들에게 '거구단' 연습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16은~?이라는 질문에 2×8, 4×4, 8×2처럼 역방향의 다양한 곱셈 조합을 유추하는 과정은 곱셈의 역연산인 나눗셈 개념과 자연스레 연결된다. 보다 근본적인 연산의 본질을 이해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된다. 특히 순방향 구구단은 항상 답이 하나이지만 거구단은 곱셈 조합을 여러 가지로 궁리하고 찾아내야 하는 열린 사고의 과정이다. 더하여 순방향 곱셈공식의 역방향 접근인 인수분해 개념도 거구단 원리의 연계이자 확장이기에 향후 마주할 수학 전반의 흐름 파악에 큰 도움이 된다. 이 얼마나 멋지고 훌륭한 '거구단'인가!
구구단을 연습하는 방향만 반대로 바꾸는 '거구단'의 학습 효과는 상상 이상이며 아이들의 연산 능력 향상의 핵심 요소다. 단순한 암기력 강화 목적의 생각 없는 반복이 아닌, 연산력 강화와 상위 수학 과정으로의 연계 및 확장까지 아우르게 만드는 '거구단'으로 초등수학의 기반을 탄탄히 다져 내길 응원한다.
김필립 (주)필립교육그룹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