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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보호도 조기교육 필요하죠"... 서울에 세계 최초 '장난감 순환체계' 만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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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240만 톤 쏟아지는 폐장난감
새활용플라자에 하반기 '장난감 수리소'
기부하면 '업사이클링' 장난감으로
환경보호·아이 교육·양육비 절감 효과


지난달 22일 서울 성동구 서울새활용플라자에서 차강희(왼쪽) 서울디자인재단 대표와 이채진 코끼리공장 대표가 재활용 레고로 모형을 만들고 있다. 강예진 기자

지난달 22일 서울 성동구 서울새활용플라자에서 차강희(왼쪽) 서울디자인재단 대표와 이채진 코끼리공장 대표가 재활용 레고로 모형을 만들고 있다. 강예진 기자


아이들의 성장과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장난감.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아이들은 관심사도 쉽게 바뀌어 한때 사랑을 독차지하던 장난감도 얼마 지나지 않아 외면받기 일쑤다. 이런 장난감들은 발밑에 차이는 골칫덩이로 전락해 결국 버려지는데, 매년 국내에서 배출되는 폐장난감은 240만 톤이 넘는다.

버려진 장난감들은 심각한 환경오염을 유발한다. 장난감은 90% 이상 플라스틱에 쇠와 고무 등 혼합 소재가 더해진 탓에 분리·분해가 어려워 재활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폐장난감 대부분이 생활폐기물로 소각이나 매립돼 대기오염과 토양오염을 일으킨다.

서울시가 세계 최초로 '장난감 순환 체계' 구축에 나선 이유다. 서울디자인재단은 올해 폐장난감을 기부하면 새로운 장난감으로 교환해 주는 서비스를 시작한다. 폐장난감 새활용(업사이클링·upcycling)을 촉진해 환경보호에 앞장서면서 아이들에게는 친환경 교육의 장을, 부모에게는 양육비 절감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폐장난감 기부하면 업사이클링 장난감을 새로



지난달 22일 서울 성동구 서울새활용플라자에서 이채진(왼쪽) 코끼리공장 대표와 차강희 서울디자인재단 대표가 장난감 업사이클링을 위해 손잡은 이유에 대해 밝히고 있다. 강예진 기자

지난달 22일 서울 성동구 서울새활용플라자에서 이채진(왼쪽) 코끼리공장 대표와 차강희 서울디자인재단 대표가 장난감 업사이클링을 위해 손잡은 이유에 대해 밝히고 있다. 강예진 기자


2017년부터 서울 성동구에 '서울새활용플라자'를 운영하며 다양한 자원 순환형 콘텐츠를 발굴한 서울디자인재단은 보다 전문적인 서비스를 위해 친환경 사회적기업 '코끼리공장'과 의기투합했다. 지난달 22일 성동구 새활용플라자에서 만난 차강희(63) 디자인재단 대표는 "업사이클링은 버려지는 자원에 창의성을 덧입혀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창조 작업"이라며 "아이가 사는 집이라면 당연한 물건이 장난감인데,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이 상당히 커 문제의식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2011년 장난감 수리 봉사단체로 출발한 코끼리공장은 2014년 사회적기업으로 성장해 현재는 매일 2톤가량의 폐장난감을 수거해 업사이클링하고 취약계층 아이들에게 기부한다. 이채진(41) 코끼리공장 대표는 "장난감 순환 체계를 통해 환경보호와 아이 교육, 양육비 절감 세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동학을 전공하고 7년간 어린이집 교사로 근무한 이 대표는 "아이들이 폐장난감을 기부하고 새 장난감이라는 혜택을 받으면 환경보호에 긍정적인 인식이 강하게 형성된다"고 부연했다.

"환경보호의 가치, 직접 느끼고 배울 수 있도록"



지난달 22일 서울 성동구 서울새활용플라자에서 코끼리공장 관계자가 한 시민에게 폐장난감 업사이클링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강예진 기자

지난달 22일 서울 성동구 서울새활용플라자에서 코끼리공장 관계자가 한 시민에게 폐장난감 업사이클링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강예진 기자


올해 하반기 서울새활용플라자에 문을 여는 '장난감 수리소'는 장난감의 기부·수리·세척·교육 기능을 통합한 복합 거점으로 운영된다. 기부된 폐장난감은 인공지능(AI) 키오스크를 통해 상태 진단을 받은 뒤 노인 일자리 참여자, 전문 봉사자 등 작업자의 수리를 거쳐 재배포된다. 개소에 앞서 디자인재단은 지난달 18일부터 장난감 기부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 중이다. 이달에는 어린이날을 맞아 기부한 장난감을 교환해 주는 특별 행사도 준비했다.


아이들은 수리소에서 폐장난감이 분해되고, 세척과 수리 뒤 새로운 장난감으로 재탄생하는 과정을 체험할 수 있다. 차 대표는 "재활용 교육, 친환경 교육은 도덕성이 형성되는 시기인 7세 이전에 이뤄지는 게 중요하다"며 "아이들이 말로만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배우는 게 아니라, 버려지는 자원이 어떻게 순환하고 발전하는지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폐장난감의 교육적 가치를 널리 알려 사용하지 않는 장난감은 버리는 게 아니라 기부가 당연하다는 인식을 확산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권정현 기자 hhh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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