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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받은 ‘반명 빅텐트론’… 한덕수, 임기 단축 개헌 내걸고 참전

조선일보 양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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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대행 사퇴... “더 큰 책임 지겠다” 오늘 출마
한덕수(76) 대통령 권한대행이 1일 국무총리직에서 사퇴했다. 지난달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인용돼 파면된 지 27일 만이다. 한 대행은 2일 대선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한 대행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 담화를 통해 “제 앞에는 두 갈래 길이 놓여 있다. 하나는 제가 맡고 있는 중책을 완수하는 길, 다른 하나는 그 중책을 내려놓고 더 큰 책임을 지는 길”이라며 “저는 우리가 직면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 제가 해야 하는 일을 하고자 저의 직을 내려놓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 대행은 이날 대선 출마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대선에 도전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한 대행은 2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대선 출마 뜻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한 대행은 이날 담화에서 “그동안 무엇이 제 책임을 완수하는 길인가 고민해 왔다”며 “저 한 사람이 잘되고 못되고는 중요하지 않지만, 우리 모두의 미래는 확실해야 한다”고 했다. 한 대행은 “(나라가) 주저앉아서는 안 되며, 나아가며 계속해서 번영해야 한다”고 했다. 한 대행은 자신을 ‘부족한 사람’이라면서 “국가를 위해 제가 최선이라고 믿는 길을 지금 이 순간에도, 그리고 앞으로도, 어떤 변명도 없이, 마지막까지 가겠다”고 했다.

한 대행은 개헌·통합을 내걸고 국민의힘, 개혁신당, 새미래민주당 대선 후보 등과 단일화하는 ‘반(反)이재명 빅 텐트’ 추진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행은 2일 기자회견 후 서울현충원을 참배하고 광주(光州)로 내려가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한다고 한다.

◇힘 받은 ‘반명 빅텐트론’… 한덕수, 임기 단축 개헌 내걸고 참전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윤석열 정부 첫 총리로 임명돼 1077일을 재직하고 1일 물러났다.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최장수 총리로 기록됐다. 1970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 생활을 시작한 한 대행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6·3 대선에 도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행 측 관계자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돼 치러지는 조기 대선에 대통령 권한대행이 중도 사퇴하고 출마하려는데 왜 고민이 없었겠느냐”며 “다만 이대로 가선 나라가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에 변명하지 않고 대선 도전에 나서기로 결심했다”고 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과반 의석을 앞세워 쟁점 입법 일방 처리와 공직자 줄탄핵 등 입법 폭주를 벌인 더불어민주당 집권 저지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이날 민주당이 최상목 경제부총리 탄핵소추안 처리를 시도하고 심우정 검찰총장 탄핵안을 발의하면서 범보수 진영의 ‘반이재명 빅텐트’는 더 힘을 받게 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안보 관계 장관 회의에서 김선호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과 악수하고 있다. 김 직무대행 오른쪽은 조태열 외교부 장관. /연합뉴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안보 관계 장관 회의에서 김선호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과 악수하고 있다. 김 직무대행 오른쪽은 조태열 외교부 장관. /연합뉴스


한 대행은 이날 대국민 담화를 하면서 사임을 결심하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다고 밝혔다. 한 대행은 “오랫동안 고뇌하고 숙고한 끝에, 이 길밖에 길이 없다면, 그렇다면 가야 한다고 결정했다”며 “엄중한 시기 제가 짊어진 책임의 무게를 생각할 때, 이러한 결정이 과연 옳고 또 불가피한 것인가 오랫동안 고뇌했다”고 했다. 한 대행은 현재 한국을 ‘기로에 선 상황’이라고 규정하며 “세계 10위권의 한국 경제가 G7 수준으로 탄탄하게 뻗어나갈지 아니면 지금 수준에 머무르다 뒤처지게 될지, 대한민국 정치가 협치의 길로 나아갈지 극단의 정치에 함몰될지, 이 두 가지가 지금, 우리 손에 달려 있다”며 “표에 따라 이랬다저랬다 하는 불합리한 경제 정책으로는 대외 협상에서 우리 국익을 확보할 수 없고, 우리 산업의 경쟁력을 세울 수도, 지역 경제를 활성화할 수도 없다”고 했다.


한 대행은 “극단의 정치를 버리고 협치의 기틀을 세우지 않으면 누가 집권하든 분열과 갈등이 반복될 뿐”이라며 “이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우리는 여기서 멈출지 모른다는 절박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은 하나로 뭉쳐 위기를 극복해 온 나라인데 지금 우리 사회는 양쪽으로 등 돌린 진영의 수렁에 빠져 벌써 수년째 그 어떤 합리적인 논의도 이뤄지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했다. 극단으로 갈린 한국 정치가 비상계엄·탄핵 사태로 파국을 맞은 상황에서 정치 구조를 개혁하지 않고선 국가의 지속 성장과 사회 통합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대선 출마를 결심했다는 뜻이다.

한 대행은 2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출마를 결심한 이유와 비전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행은 정치권의 극한 대립이 경제·사회 발전의 발목을 잡는 구조를 바로잡기 위해 권력 분산형 개헌을 제안하고, 국민·사회 통합 방안도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한 대행은 개헌과 관련해 차기 대통령 임기를 3년으로 줄이는 방안도 제안할 것으로 보인다. 한 대행 측은 “다양한 세력이 참여하는 거국내각형 연립 정부를 구성할 생각이며, 이를 위해 필요하다면 임기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생각”이라며 “지역과 세대, 계층 통합을 목표로 국민의 선택을 받겠다”고 했다.

한 대행은 출마 선언 후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하고 오후에 광주로 내려가 5·18민주묘지를 참배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행이 대선 출마 선언 후 첫 일정으로 광주를 찾는 것을 두고 정치권에선 “호남 유권자들의 지지를 견인하겠다는 뜻이 담긴 것 같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대행은 전북 전주 출신이다. 한 대행은 캠프 수석대변인에도 전남 곡성 출신으로 새누리당(국민의힘의 전신) 당대표를 지낸 이정현 전 의원을 내정했다. 이 전 의원은 “국가가 어려운 현 상황을 그저 두고만 볼 수 없었다”며 “말석도 마다하지 않고 한 대행의 대선 도전을 돕겠다”고 했다.


한 대행은 2일 오세훈 서울시장과 쪽방촌을 둘러보고 오찬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행 측 관계자는 “한 대행과 오 시장은 예전부터 정치·경제적 견해가 상당 부분 일치했다”며 “합리적 중도 보수 성향의 오 시장에게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한 대행 대선 캠프 대변인단에는 MBC 사회부장 출신 김소영 전 국민통합위원회 대변인, KBS 기자 출신 김기흥 전 대통령실 부대변인도 합류했다. 한 대행의 대선 도전 관련 정무적 역할은 손영택 전 총리 비서실장이 맡고, 김수혜 전 총리 공보실장도 한 대행을 도울 것으로 보인다.

[양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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